출처=KBS 본어게인
만취한 진세연을 앞에서 장기용은 “오늘 공지철이 누명을 벗었어요. 32년 만에요. 오늘이 오면 부끄럽지 않게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더라구요. 당신한테 난 여전히 살인자에요. 당신이 보는 앞에서 차형빈을 죽였어요. 내 가장 추악한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왜 하필 당신일까요. 그 생각을 하면 영원히 당신한테 다가갈 수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음날 진세연은 친구로부터 장기용에 업혀 집에 돌아왔단 말을 듣게 됐다.
그 순간 진세연은 “그럼 그게 꿈이 아니었다는거야? 내가 종범이한테 이상한 얘길 들었거든”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날 밤 장기용은 진세연을 업고 집으로 향하는 길 ‘당신을 살리려고 윤정희를 죽였어요. 윤정희 심장을 당신한테 주고 싶었거든요. 윤정희는 자기 아이를 죽인 나쁜 엄마니까.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구원 받고 싶어 설원을 찾아갔을 때도 다들 내가 당신을 죽이려 한다 했어요. 난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고백하고 당신에게 내 심장 주고 싶었을 뿐인데. 아무도 나한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어요.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았어요’라고 혼잣말을 했다.
응급실에서 손 잡아 준 사람, 공중전화 박스에서 기절한 진세연을 병원에 데려준 것도 다 장기용임을 알게 된 진세연은 당장 달려갔다.
진세연은 “너 정말 날 위해서 윤정희 죽인거야? 나한테 심장 주려고? 그럼 설원에서도 날 죽이려는게 아니라 네 심장 주려고 왔었어? 진짜 꿈 아니었네”라고 말했다.
장기용은 “미안해요. 나 선배가 자는 줄 알고”라고 사과했다.
진세연은 “미안해. 몰랐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너는 날 살리려고 한 일들인데 난 널 짐승이라 했어. 절대 부활하지 못할거라 했어. 그런 줄도 모르고 죽는 순간까지 나는 널 증오하고 원망했어. 너 아니면 난 더 일찍 죽었을거고 그럼 형빈이를 만나지도 못했겠지. 미안해 공지철”이라고 사과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