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PD수첩’
국회의원들의 부실한 공천 과정부터 그들의 부동산 재산과 가짜 뉴스까지. 과연 21대 국회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4.15 총선거 투표율이 66%를 넘어서며 1992년 14대 총선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더 나은 국회를 바란다는 국민의 간절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가 개원함과 동시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횡령, 배임 의혹의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 윤미향 의원과 부동산 명의신탁 및 탈세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된 양정숙 의원이 그 논란의 중심이다.
30여 년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힘썼던 윤미향 의원은 안성 쉼터, 정의 기억 연대 회계부실, 아파트 매매금 자금 출처 등 수많은 의혹에 휩싸였고 기자회견을 열어 소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특히 안성 쉼터 의혹을 집중취재 했다. 논란의 한 축이 된 것은 초기 안성 쉼터의 매매가다. 안성 쉼터의 건축비에 대한 양측의 의견은 팽팽했다.
안성 쉼터를 직접 지은 건축사 대표는 ‘스틸하우스는 시작에서 마감까지 평당 600만 원대다’라고 말했다.
반면 제작진과 함께 안성 쉼터로 동행한 건축업자는 ‘현재 평당 600만 원은 과한 것 같다’라며 ‘(서울에서 가까운) 더 좋게 구입 할 수 있었는데 왜 안 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윤미향 의원에 대한 의혹은 후보자 등록 당시 왜 검증되지 않았던 것일까. 더불어 시민당 공천 관계자는 ‘급하게 만든 정당이다 보니 충분히 심사할 수 있는 역량이 현실적으로 부족했다’고 말했다.
빠듯한 공천 일정과 준비되지 않은 입후보 과정이 만들어낸 윤미향 의원의 ‘의혹’을 들여다본다.
양정숙 의원은 더불어 시민당 후보 가운데 재산이 제일 많았다. 명의신탁 및 탈세 의혹을 받는 양 의원은 후보등록 당시 아파트 3채, 복합건물 2채를 소유한 다주택자로 신고재산만 90억여 원에 달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양 의원이 부동산을 거주 목적으로 산 것이 아닌 투자, 투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의원의 부동산 매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사람의 제보를 받았다.
2013년도, 9억에 매입해 최근 20억에 매각, 시세차익만 10억 넘게 얻은 아파트가 2013년 전부터 양정숙 의원의 소유였다는 것. 그렇다면 2013년도 이전 등기부 등본에 올라와 있던 인물은 누구일까.
지난 30년간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문제를 여러 차례 방송했다. 양정숙 의원의 의혹은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문제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현재 국회의원들은 어떨까.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다주택 보유 의원은 86명이었고, 그중 54명은 서울 소재 다주택 보유 의원이었다.
문제는 재선에 성공한 국회의원 중 종부세 대상자 혹은 다주택 의원들의 일부가 부동산세 인하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반대하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는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일해야 할 국회의원이 개인의 재산을 증식하기 위해 부동산 정책을 입법화하는 것. 과연 국회의원의 자격에 부합하는 것일까.
이전의 국회와 별다를 것 없이 20대 국회의원들도 금배지를 달고 고성과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문제는 이를 처벌할 국회 윤리 특별위원회조차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윤리특위에 올라있는 47개의 징계안은 처리되지 못한 채 유야무야 사라졌고 윤리특위는 비상설화에 이르렀다. 그들의 막말과 행동. 누가 책임져야 할까.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에 김정은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두고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돌기 시작했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태영호, 지성호 의원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불을 지폈다.
태영호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혼자 일어서거나 제대로 걸을 수 없다”라고 말했고 지성호 의원은 국내 언론사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99% 사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5월 2일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이들의 발언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들은 당선인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근거로 사망설을 주장했던 것일까.
국회의원의 ‘말’의 무게. 우리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