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tvN ‘오 마이 베이비’
둘만 남은 집에서 정전이 됐고 박병은은 과거 학창시절 얘기를 꺼냈다.
“나 곧 나갈거야”라고 말하던 박병은은 “너는 나 평생 보면서 설렌 적 없어?”라고 물었다.
장나라는 “중학교 때 사춘기 와서 잠깐 다르게 보인 적 있었지”라고 답했다.
박병은은 “난 초등학교 때. 네가 내 첫사랑이었잖아”라고 말했다.
어색한 분위기 속 장나라는 “뭐 30년은 지난 얘기를 하고 있어”라고 민망해했다.
그럼에도 박병은은 “고등학교 때 우리 같이 독서실 다녔는데 내가 너 좋아한다고 소문 났었잖아. 그거 애들이 장난친거 아니야”라고 계속 얘기했다.
장나라는 “그때 알았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달라졌겠냐”고 말했다.
박병은은 “지금까지 네 곁에 있던가 아님 틀어져서 아예 안 보던가. 그게 두려워서 널 만날 기회를 계속 놓쳤나봐”라고 말했다.
장나라는 “무슨 소리냐. 서로 연애하는거 실컷 봐놓구선”이라며 “내가 육아지 시작하고 제일 신기한게 뭔지 알아?”라며 화제를 돌리려했다.
그러나 박병은은 “난 한 번도 넘어져 본적이 없어서 잘난 척만 하고 살았는데 마흔 다되서 인생이 꼬이니까 대책없이 무너지더라”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장나라는 “세상에 좋은 아빠들 참 많더라. 너 첨에 우리집 왔을 때처럼 다들 망나니인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피했다.
하지만 박병은은 계속 말을 이었고 이에 장나라는 “너 보면서 알았어. 아빠도 아이랑 같이 크더라. 너 아주 훌륭한 아빠로 잘 컸어”라고 말했다.
박병은은 “놓쳐버린걸 찾으라는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 이제 알았어. 인생이 마지막으로 나한테 기회를 준 이유는 너였어”라고 고백했다.
“나 올라갈게”라며 자리를 피하는 장나라를 막아서곤 “하리야. 내가 너 많이 좋아한다. 이렇게라도 고백하지 않으면 널 못 끝낼 것 같아서”라고 얘기했다.
순간 전기가 돌아왔고 장나라는 “하지 말지. 말 하지 말지 그랬어. 내가 널 또 어떻게 잃어”라고 말했다.
박병은은 “사춘기 소년처럼 설레고 아프고 이렇게 앓고 나면 한뼘 더 자라겠지. 네 덕분에 또 어른이 된다. 늘 고마웠고 늘 미안했다. 야, 항상 행복해 장하리”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친구의 진심에 장하리 역시 눈물을 삼키며 애써 미소지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