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문제 탓? 건강이상 탓? 아리송
▲ 장은영, 최원석 |
지난 1999년 스물일곱 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해 화제를 모은 이들은 결국 결혼 11년 만에 이혼했고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과연 이들이 이혼한 속사정은 무엇일까.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과 장은영 전 KBS 아나운서 부부의 이혼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두 사람은 최 전 회장이 사업상의 어려움을 겪을 당시에도 굳건한 부부애를 과시했던 터라 더욱 충격이 컸다.
이혼 소식이 알려졌지만 양측 모두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어 정확한 이혼 사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의 경우 합의 이혼이 아닌 소송을 통해 이혼이 이뤄졌다. 장은영이 먼저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이 조정안을 제기하자 이혼에 합의한 것. 합의 이혼이 아닌 소송을 통한 이혼의 경우 양측의 주장이 맞서는 경우라 이혼 사유가 외부에 공개되기 쉽다.
그렇지만 법조계에서는 최 전 회장과 장은영이 오히려 더 빠른 이혼을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고 보고 있다. 합의 이혼의 경우 3주 동안의 협의기간을 거쳐야 하나 소송을 제기한 뒤 법원의 조정안에 합의할 경우 오히려 더 빨리 이혼할 수 있기 때문. 별도의 재산분할 청구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볼 때 이미 양측이 이혼에 대한 합의를 모두 마친 상황에서 형식상의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이들의 이혼 사유를 알 수 있는 부분은 장은영이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한 까닭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소송 사유는 자식 문제에 대한 견해차이라고 알려져 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자녀가 없지만 최 전 회장은 앞선 두 번의 결혼으로 4남 1녀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최 전 회장 전처의 자식들과 장은영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최 전 회장과 장은영과 나이 차이가 스물일곱 살이나 돼 전처 자식 가운데에는 장은영의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이도 있다. 그렇지만 최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전처 사이의 자식들에게 헌신적이라 나이 차가 얼마나지 않는 자식들도 장 씨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잘 지내왔다”고 밝혔다.
만약 전처 자식 문제 때문이라면 최 전 회장의 두 번째 부인인 가수 배인순이 뭔가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역시 “아무런 얘기를 들은 적 없다”면서 “둘의 이혼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식 문제 때문이긴 하지만 전처 자식과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두 사람 사이의 문제가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는 자식이 없다는 부분이었다는 것. 장은영은 평소 아이들에 대해 관심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장은영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어린 아이에 대한 남다른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여성지 <레이디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장은영은 “어린아이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면서 “혈연관계로 묶인 아이들이건, 아무 관계가 없는 아이들이건 어린 생명에 관심이 많아서 뭐가 됐든 어린 아이들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입양을 생각 중이냐는 질문에는 자신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못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장은영의 어린 생명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이혼 사유가 됐을 수도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출산을 원하는 장은영과 이에 반대하는 최 전 회장의 의견 차이가 불화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가장 유력한 이혼 사유로 알려지긴 했지만 ‘자식 문제’는 이혼청구소송을 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며 실제 이혼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이들의 경우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한 까닭이 분쟁 요소가 있어서라기 보단 합의 이혼의 경우 거쳐야 하는 3주 동안의 협의기간을 피하기 위해 형식상으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혼청구소송 이유 역시 형식적으로 갖다붙인 이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전 회장의 한 측근 인사가 언론과의 접촉에서 “두 사람이 사이가 좋지 않아 헤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최 회장이 장 아나운서를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보내는 것으로 본다”라고 말해 항간에선 최 전 회장의 와병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랑하지만 이혼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예순일곱이라는 최 전 회장의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와병설이 대두된 것. 게다가 이 측근은 “지난 10년간 최 회장이 법정 소송에 시달리며 건강이 많이 악화됐다”는 얘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최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수술 이후 건강을 완벽히 회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최 전 회장은 이식 수술을 받은 뒤 의욕적으로 드라마 및 영화 제작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한편 장은영의 한 지인은 “최근 들어 장은영이 병원을 자주 오간다고 들었는데 친정 식구 가운데 아픈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라며 “행여 친정 사람이 아닌 최 전 회장이 아픈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얘긴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지만 최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회고록 <그래도 사랑하기 때문에>를 출간하고 <월간조선> 12월호와의 인터뷰에선 ‘지난 1998년 김대중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에 동아그룹 경영권뿐 아니라 개인 재산과 문중의 선산(先山)까지 빼았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왕성한 행보는 그의 와병설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다만 법원이 지난해 11월 대한통운이 최 전 회장 등 옛 경영진 5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 전 회장 등은 38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데 이어 12월에는 동아건설이 최 전 회장 등 옛 경영진 10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함께 6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최 전 회장이 상당히 힘겨워 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