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모악산 수왕사 인근 등산로 화장실 3개월여 고장 방치·폐쇄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 수왕사 코스 등산로에 설치된 화장실이 고장났으나 수리되지 않고 방치돼(위) 일부 용변이 급한 등산객들은 화장실 문이 잠겨 주변에 용변을 보고 있어 화장지가 널려 있다.(아래)
해당 화장실은 완주군이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도립공원 수왕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코스 가운데 수왕사 인근 등산로에서 약 50여m 떨어진 곳에 2016년 10월 7,7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무방류 순환수세식 화장실’이다.
이 화장실은 지난해에 이어 불과 3개월 새 다시 고장이 났으나 완주군이 3개월여 동안 수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어 고장을 빌미로 아예 폐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지난 2019년 11월경에 처음 고장이 발생했고 방치됐다가 올해 5월에야 수리돼 다시 사용했으며 불과 3개월여 만인 지난 8월경 다시 고장이 발생했다. 그러나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수리가 이뤄지지 않은채 폐쇄된 상태이다.
이 때문에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등산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일부 용변이 급한 등산객들은 화장실 문이 잠겨 있어 주변에 용변을 볼 수 밖에 없게 돼 주위에 화장지가 널려 있다. 화장실 전면 고장 표지판도 누렇게 바래 장시간 수리하지 않고 방치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화장실을 관리하는 완주군 모악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는 현재까지 수리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방치하고 있어 고장을 빌미로 아예 화장실을 폐쇄한 것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실제 화장실을 제작 설치한 업체에 문의한 결과 지난 5월 수리를 한 이후 완주군으로부터 재차 수리 요청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악산관리사무소는 취재가 시작되자 마지못해 수리 의사를 피력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화장실 제작업체에 따르면 전담 인력이 배치돼 매일 관리해야 하는 시설인데 그동안 모악산 관리사무소는 매주 1~2회 관리에 그쳤다. 그런데도 모악산관리사무소는 관리부실로 인한 책임을 회피하고 사용자의 부주의를 고장의 원인으로 지목해 등산객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관리사무소 인력이 모자라 전담 직원을 배치할 수 없고 화장실까지는 1.8㎞를 올라가야 돼 매일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 대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해 인력과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관리 소홀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실정.
이처럼 관리가 힘든 상태에서 재차 고장이 발생하자 이를 빌미로 화장실을 폐쇄하고 아예 폐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관리사무소측은 “당초 화장실 설치가 부적절했다”고 강조하고 있어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등산객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화장실을 설치해놓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고장이 났는데도 사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수리를 하지 않고 방치한 것은 아예 폐쇄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등산객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모악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매주 1~2회 화장실 청소와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변기에 이물질을 넣고 설계보다 사용빈도가 많아 고장이 발생한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수리하고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