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잇마이웨이’ 수말 우성 ‘하버링’ 암말 우성…‘론드’ 해암장군·햇빛마을 자매 맹활약…‘다이아몬드스타’ 개선장군 한시대 풍미
#1위 돈잇마이웨이
1위로 뽑은 씨암말은 ‘돈잇마이웨이’다. 2010년 코리안더비 우승마 ‘천년대로’를 비롯해 1군마를 무려 5두나 배출하며 그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총 배출한 자마는 10두다. 이 중에서 천년대로를 제외한 나머지 1군마는 사우스포, 슈트인, 희망에너지, 탐라비호다. 이들이 거둔 총 승수는 24승이고, 벌어들인 총상금은 약 23억 원이었다. 특이점은 모두 수말이란 것이다. 암말 중에서는 슈퍼레전드(부마 메니피)가 4군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또한 부마가 크릭캣, 소셜차터, 엑스플로잇, 웍스라이크어덕, 포트스톡턴으로 제각기 달랐다. 종합해보면 절대적인 수말 우성에, 특정 부마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씨암말이었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단연 천년대로(부마 크릭캣)다. 28전 7승 2위 14회를 거두며 약 12억 원의 상금을 벌었다. 준우승이 유독 많았던 이유는 당대 최고 명마였던 동갑내기 ‘당대불패’ 때문이었다.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경우와 비슷했다. 최고의 경주는 2010년 코리안더비였다. 박태종의 머니카를 머리 차로 따돌리고 막판 극적인 역전 우승을 따내며 최고의 3세마 자리에 올랐다. 이후에도 오너스컵 우승을 포함해 대통령배와 농림부장관배 등 무려 다섯 번의 대상경주에서 2위를 기록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두 번째 마필은 희망에너지다. 25전 7승 2위 3회를 기록하며 약 3억 원의 상금을 올렸다. 아쉬운 점은 대상경주 우승이 없었다는 것이다. 냉정히 평가한다면 대상경주급은 아니었던 것이다.
나머지 1군마 슈트인, 사우스포, 탐라비호도 일반경주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과시했지만, 대상경주에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언론사 대상경주였던 스포츠조선배와 경남신문배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2위 론드
2위로 뽑은 마필은 론드다. 1995년 대통합부터 2002년 만왕까지 모두 7두의 자마를 배출했다. 이 중 1군에 4두, 2군에 2두, 3군에 1두를 진출시키며 실패한 자마없이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그중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마필은 해암장군과 햇빛마을 두 자매다.
해암장군(부마 디디미)은 총전적 14전 8승 2위 1회를 거두며 3억 6400만 원의 상금을 벌었는데, 내용은 더 좋았다. 암말임에도 코리안더비, 코리안오크스, 농림부장관배 대상경주를 모조리 석권하며 최고의 3세마 자리에 올랐다. 당시에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전문가나 팬들 사이에서 암말은 수말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2002년 코리안더비다. 고 임대규 기수가 최후미에서 전개하다 막판 결승선에서 폭발적인 추입으로 날아오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당시에 체중이 불과 422kg이었고, 고려방, 흑돌풍, 킹임페리얼 등 쟁쟁한 수말들과 경쟁해서 당당히 우승을 따냈다는 점에서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였다.
햇빛마을(부마 무자지프)은 해암장군보다 1년 먼저 태어난 언니로, 총전적 12전 5승 2위 4회를 거두며 2억 7000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2001년 코리안오크스에서 에스빠스에게 우승을 내주며 아쉽게 2위에 그쳤지만, 한 달 후 펼쳐진 코리안더비에서 선입 전개로 역전 우승을 거두며 최고의 3세마 자리에 올랐다. 이후에도 동아일보배와 YTN배에서 연이어 2위를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나머지 1군에 진출한 마필은 대통합(부마 큐리아레기스)과 푸른강산(부마 랜드러쉬)으로, 대상경주에는 출전조차 못했다. 이유는 소위 ‘급’이 안됐기 때문이다. 그냥 일반경주용이었다.
천마총의 자마 파워블레이드(앞) 벌어들인 상금은 31억 원으로 42억 원을 획득한 트리플나인(뒤)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3위 천마총
3위는 천마총이다. 개인적으로 론드와 천마총을 놓고 고민하다가 론드를 2위로, 천마총을 3위로 결정했다. 그만큼 해암장군과 햇빛마을의 존재감이 강했다는 뜻이다.
현역 시절 선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1군까지 진출했던 뛰어난 능력마였다. 2006년 씨암말로 전향한 후, 첫 번째 자마 앤디스러너를 시작으로 2014년 가속트리플까지 7두의 자마를 생산했다. 그중에서 1군에 3두, 2군에 1두, 3군에 2두를 진출시켰다.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마필은 단연 파워블레이드(부마 메니피)다. 2016년 삼관 경주였던 KRA컵 마일, 코리안더비, 농림부장관배를 연거푸 우승하며 최고의 3세마에 등극했다. 이후에도 국제신문배 우승, 대통령배 2위, 그랑프리 3위 등 3세마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2017년에도 오너스컵 우승과 국제신문배 2연패를 거뒀고, 역시 대통령배에서는 같은 소속조(김영관)의 트리플나인의 뒤를 이어 또다시 2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대망의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4세마로서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한국마사회는 연말 시상식에서 2017년 연도대표마와 최우수국내산마로 선정했다. 그동안 벌어들인 상금은 31억 619만 원으로 지난번에 소개한 트리플나인(42억 원)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1군에 진출했던 마필은 앤디스러너와 주말파티인데, 둘 다 대상경주급은 아니었다. 앤디스러너는 새해맞이 특별경주에서 한 번 우승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4위 다이아몬드스타
4위는 다이아몬드스타다. 2003년 백만부자(포입말)를 시작으로 총 9두를 배출했는데, 6두가 경주마로 데뷔했다. 그중 1군에 3두, 2군에 2두를 진출시켰다.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마필은 개선장군(부마 듀앨러티)이었다. 총전적 20전 10승 2위 4회를 기록하며 9억 3300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최고의 경주는 2008년 농림부장관배 대상경주였다. 4코너까지 중위권에 처져있다가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앞서가던 절호찬스를 반 마신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을 따냈다. 이전 경주였던 KRA컵마일과 코리안더비에서 연이어 2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삼관 마지막 경주에서 설욕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4세 때인 2009년에는 경상남도지사배에서 2위, 연말 그랑프리에서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분명 한 시대를 풍미한 강자임에는 틀림없었다.
나머지 1군에 진출했던 마필은 수려한(부마 커맨더블)과 백만부자(부마 석세스풀어피얼)였다. 일반경주에서는 나름 강자였지만 대상경주급은 아니었다.
2014년 코리안더비에서 우승한 하버링의 자마 퀸즈블레이드.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5위 하버링
5위는 하버링이다. 20014년 미래천사(포입말)를 시작으로 모두 8두를 배출했다. 이 중 6두가 경주마로 데뷔했는데 1군에 3두, 2군에 1두가 진출했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퀸즈블레이드(부마 메니피)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암말인데, 17전 8승 2위 5회를 기록하며 11억 7000만 원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액면보다 훨씬 좋다. 8승 중에 대상경주 우승이 세 번이나 됐다.
그중에서 압권은 2014년 코리안더비였다. 당시에 청룡비상, 라온모리스, 금포스카이 등 수말 강자들을 무려 10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을 거둔 것이다. 당시에는 도저히 암말로 볼 수 없을 정도의 뛰어난 경주력이었다.
나머지 1군에 진출했던 마필은 절호찬스(부마 디디미)와 미래천사(부마 밀레이엄윈드)였다. 절호찬스는 2008년 코리안오크스를 제패했고, 미래천사는 대상경주 입상은 못했지만, 일반경주에서는 11승을 거두며 강자로 군림했다. 특이점은 모두 암말이란 것이다. 한마디로 하버링은 암말 절대 우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