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지랴
그녀에게도 좋은 시절이 있었다. 좋은 집안에서 자란 원만한 성격의 남편은 지극한 사랑과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그녀에게 안겨 주었다. 결혼 5년 동안은 행복하기만 했다.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반대 차선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던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남편의 차로 돌진해 벌어진 대형 사고였다. 천신만고 끝에 남편은 목숨을 건졌지만 의식 없이 몇 달, 깨어난 후로도 재활치료에 몇 년을 보내면서 아내는 점점 지쳐갔다.
“남편이 살아난 것만으로도 감사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런 말은 전혀 위안이 되지 못했다. 남편은 눈물겨운 노력 끝에 혼자 움직일 수 있게 됐지만 예전처럼 그녀를 ‘남자로서’ 사랑해주지는 못했다. 예쁜 딸이 있고 시댁에서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덕에 그나마 살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변화가 생겼다. 대학 졸업 후 10년 만에 동창회에 나갔던 그녀는 한때 캠퍼스 커플이었던 옛 애인을 만났다. 그는 학원사업으로 성공했고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다고 했다.
아스라한 추억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던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갖기 시작했고, 그는 그녀에게 정신적인 위안과 육체적인 희열을 느끼게 해주었다. 5년 만에 여자로서의 행복을 다시 맛보게 된 그녀는 생기를 되찾았고 그녀의 웃음으로 집안 분위기도 달라졌다.
♥ 가정도, 애인도 포기하지 말라
그러나 남편에 대한 그녀의 죄책감은 커져만 갔다. 그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시 예전의 암울했던 때로 되돌아가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가정을 유지하고 싶으면서도 애인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필자는 그녀에게 가정도 애인도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그녀는 양자택일을 할 필요가 없다. 그녀만 바라보고 사는 남편과 아이를 돌보면서도 여자로서의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것,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들키지 않고, 적당하게 즐기면 되는 것이다.
아무도 그녀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 언제까지 수절을 강요하고 가정을 지키라고 말할 수 없다. 그녀는 가정을 지켜야 하는 책임감도 있지만, 인간답게 살 권리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애인이 그녀에게 가정을 버리라고 강요한다면 그때는 선택을 해야겠지만, 스스로 그럴 필요는 없다.
삶의 목표는 행복이 아닌가. 지금처럼만 살면 두루두루 행복할 수 있다. 그녀는 바람난 것이 아니라 숨 막혔던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람을 쐬고’ 있는 것이다. 그녀에게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 외도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