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노면보다 치사율 3.29배…제동거리 4.4배 이상 높아
[대구·경북=일요신문] #. 지난해 12월14일 상주-영천간 고속도로 서군위 IC 부근에서 적은 비에 얼어붙은 도로살얼음(블랙아이스)으로 인해 44대의 차량이 연쇄 추돌, 7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살얼음은 낮에 내린 눈·비가 아스팔트 도로 틈새에 스며들어 밤사이 도로의 기름·먼지 등과 섞여 도로 위에 얇게 얼어붙은 상태를 말한다.
도로살얼음 교통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타 노면상태보다 도로살얼음 상태일 때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다.
2019년 노면상태별 교통사고 통계(자료=도로교통공단 제공)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리·결빙 상태(도로살얼음)에서 치사율은 4.63으로 적설 상태 1.23 대비 3.76배, 마른 노면상태 1.41보다 3.29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적설 시 보다 서리·결빙 사고의 치사율이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눈이 쌓여있는 경우, 운전자가 위험사항을 예측해 충분한 감속과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안전운전으로 인명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결빙 또는 도로살얼음 상태의 경우, 운전자가 인지하기 어려워 위험상황에 그대로 노출돼 치사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제동거리 또한 사고 치사율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교통안전공단에서 2017년에 실시한 빙판길 제동거리 실험에 의하면 시속 50km 주행 시 제동거리는 승용차 기준 마른노면 대비 4.4배, 화물차는 7.4배, 버스는 7.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도로교통공단 대구경북본부 김세연 조교수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도 지열이나 햇빛이 닿기 어려운 교량, 응달 등을 지날 때에는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조교수는 겨울철 도로살얼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겨울철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많은 다음 날 기온이 낮은 새벽, 이른 아침에는 운행 전 반드시 운행경로의 기상상태와 교통상황을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주행 시 커브길, 교량, 응달지점 등에서는 속도를 평소보다 20~50%정도 감속해야 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 방어운전을 하는것이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운전습관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특히 도로살얼음과 직면해 차가 미끄러지는 경우에는 핸들을 차가 미끄러지는 전면부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핸들을 조작해야 하고,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눠 밟는 ‘펌핑 브레이크’를 시도해 정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세연 조교수는 “겨울철 도로살얼음을 대비해 미리 교통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