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22일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 철회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일요신문] 사업 추진을 놓고 5년여 갈등을 겪어왔던 대구시의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대구시는 22일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 간 사업 반대 시민·사회단체와 추진을 촉구하는 팔공산 상인들이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조계종 반대가 결정적 요인이 됐다. “수양에 방해된다”는 이유다.
구름다리 건설 사업 부지 일부가 팔공산 동화사 소유인데 동화사는 조계종 소속이다. 조계종 승인 없이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게 대구시 입장이다.
지난 8일 조계종 측이 시로 구름다리 설치사업 철회 요청 공문을 보내와 마지막까지 설득에 나섰지만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은 팔공산 정상 케이블카에서 낙타봉까지 폭 2m, 길이 320m 규모의 다리를 설치하는 것이다.
대구시가 교통약자 관광서비스 제공,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2015년부터 추진했다.
2017년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추진하는 가운데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아왔다.
대구시는 지난해 5월 시민원탁회의 찬반투표를 진행, 찬성 60.7%를 얻으며 사업 추진 명분을 얻었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다 결국 조계종에서 제동이 걸렸다.
사업에는 국비 70억원, 시비 110억원 등 총 18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업 철회로 대구시는 국비 25억원을 반납키로 하고 나머지 국비 45억원(균특 전환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방침이다.
동화사는 그 간 사업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섰다 다시 마지막 절차인 사업자 계약을 앞두고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왔다갔다 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사업 철회를 두고 팔공산 상인들이 항의집회에 나서는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환영 성명을 발표하는 등 또 다른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박희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조계종 측을 마지막까지 설득했지만 입장을 바꾸지 않아 결국 사업을 철회하게 됐다”며 “사업을 미뤄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됐지만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고 시민 피로감도 누적되는 등 부작용이 커 철회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cuesign@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