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3000원으로 25억 꿀꺽
우선 이 씨는 되도록 확인이 불가능할 법한 대담한 거짓말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 씨는 독일 소재 은행 M 사 대표인 것처럼 행세하며 “사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은행지급보증서를 발행해 줄 테니 발행비용을 지급하라”고 속여 2009년 4월부터 최근까지 중소기업 대표 3명으로부터 모두 18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찰조사 결과 그가 대표로 있는 은행 M 사는 서류상에서만 존재하는 자본금 2유로(약 3000원)짜리 ‘유령은행’이었다.
이 씨는 사기행각을 벌이기 위해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팔기도 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해외로 빼돌린 비자금이 있다”며 “여러 외국계 은행에 분산 예치돼 있는데 8조 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위임장을 주겠으니 돈을 빼돌리기 위한 수고료를 내라”는 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런 말도 안되는 거짓말에도 일부 피해자가 걸려들어 이 씨는 7억 2000여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지원 기자 snorkl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