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실화탐사대
경남 창원 한 시골 마을에 울려 퍼진 기이한 짐승의 울음소리. 마을 곳곳 높은 울타리와 철조망을 설치한 주민들은 짐승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농작물 피해는 물론 짐승 때문에 밤잠까지 설친다는 주민들. 급기야 지난 11월, 골프장을 습격한 짐승 무리. 집채만 한 덩치로 사람들을 혼란과 공포로 내몬 짐승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습격 당시 영상이 공개되면서 골프장은 단숨에 명성을 얻고 유명세를 탔다. 그린 위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짐승의 정체는 바로 ‘소’였다. 그런데 소 떼의 습격이 처음이 아니라는 골프장 관계자.
그는 수년째 소 떼 습격으로 피해 금액만 수억 원에 달한다고 호소했다. 짓밟히고 배설물로 손상된 잔디를 복구하기까지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인근 파출소와 소방서는 소 떼로 인한 출동 건수가 연간 100여 건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소 떼 모는 소방관은 “(올해) 100건이 넘었고 일주일에 2~3회 정도는 출동을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1시간 전에 한 번 나갔다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도로 위를 점령한 소 무리 때문에 아찔한 상황도 부지기수. 소가 자주 출몰하는 곳에서는 소 떼로 인한 교통사고도 잦다고 했다. 인근 마을의 피해는 더 심각했다.
자식처럼 키운 밭작물을 남김없이 뜯어 먹고 하루 평균 약 백 킬로그램 이상 배출하는 배설물 때문에 마을 곳곳이 지뢰밭으로 변했다는 것. 시도 때도 없이 몰려다니며 울어대는 통에 집주변을 철조망과 울타리로 겹겹이 둘러싼 주민도 있었다.
주민들은 소의 주인으로 한 할머니를 지목했다. 십여 년째 소 떼를 몰고 다닌다는 일명 소 할머니. 그녀는 대체 왜 소를 풀어 놓고 키우는 걸까.
소 떼 주인 할머니는 “시방 현재는 나를 구원하오, 나를. 자식보다 더 소중하”라고 말했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사람들을 피해 어디선가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잠시 소들을 돌보고 사라진다는 일명 소 할머니. 수소문 끝에 친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언니는 학창 시절 인근 지역에서 1등을 차지할 만큼 우수한 학생이었던 동생이 어느 순간부터 마음의 문을 닫고 소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평화로운 마을을 전쟁터로 만들어버린 소 떼 소동. 과연 할머니는 다시 마음을 열고 주민들과 화해할 수 있을지 말썽꾸러기 소들과 할머니의 이야기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고급 외자체 주차 갑질에 고통 받고 있는 한 빌라를 찾았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