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살린 ‘노바타(노무현의 아바타)’ 시한부 회생
▲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직무정지가 해제된 지난 2일 이광재 강원지사가 도청 집무실을 찾았다. 의자에 앉아보라는 권유에 이 지사가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
헌재의 결정으로 이 지사는 두 달여 만에 업무에 복귀했지만 대법원 최종 판결에 따라 정치적 명운을 달리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 지사가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 의 형이 확정될 경우 도지사직을 잃게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시절 핵심 실세로 군림하면서 각종 의혹과 구설이 끊이지 않았던 이 지사는 6·2지방선거 때 여권 성향이 강한 강원도에서 당당히 당선돼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했지만 정치적 명운을 가를 대법원 판결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이 지사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 차세대 정치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 지사의 파란만장한 인생 및 굴곡진 정치 역정을 되짚어 봤다.
대법원 판결을 떠나 이 지사는 고향인 강원도에 대해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갖고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민들이 한나라당 후보 대신 이 지사를 선택한 배경에도 이 지사의 애틋한 강원도 사랑이 투영돼 있다.
1965년 강원도 평창 산골에서 1남6녀 중 외아들로 태어난 이 지사는 평창 초등학교와 정선 예미초등학교를 거쳐 정선 함백중학교에 입학한 뒤 평창중학교와 원주중학교를 다녔다. 평창군내에서 공무원 생활을 한 부친의 영향으로 초·중학교를 자주 옮기게 된 것이다.
이 지사가 정치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원주고등학교 재학시절 당시 생명사상으로 유명했던 장일순 씨(작고)를 만나면서부터다. 그는 장 씨에 대해 “한 인간이 인간의 정신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1983년 연세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한 이 지사는 동아리 활동과 사회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85년 서울대와 연세대 운동권 학생들이 주축이 돼 만든 <백만학도> 편집에 관여한 혐의로 1987년 가을 체포돼 1988년 4월까지 수감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자신의 인생 설계 및 정치적 진로를 선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노 전 대통령과의 운명적인 만남도 이 시절에 이뤄졌다. 그는 연세대 4학년 시절인 1987년 시국사건으로 수배를 받아 도피생활을 하다 우연히 부산의 주물공장에 의탁하게 됐고, 그곳에서 이호철 씨(참여정부 민정수석 역임)의 소개로 부산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노 전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이후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 관계를 맺고 동고동락해 온 이 지사는 1993년 안희정 충남지사 등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산실인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만들어 중장기 대권 프로젝트를 입안한 뒤 2002년 노무현 선거대책위원회 기획팀장으로 참여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의 눈물’ ‘기타 치는 대통령’ 등을 기획해 대박을 터뜨리며 미디어 선거전을 주도했던 주인공도 바로 이 지사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이 지사의 앞길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2003년 초 38세의 나이로 참여정부 청와대 첫 국정상황실장을 지냈고, 2004년 17대 총선 때는 당시 김택기 황창주 김용학 현역 국회의원을 경선과 본선에서 차례로 물리치고 39세에 고향인 강원도(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구)에서 당선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08년 18대 총선 때는 야당 후보로 출마해 50%가 넘는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실세로 통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숱한 구설과 각종 의혹에 시달리며 검찰과 끊질긴 악연을 이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참여정부 때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특검을 포함해 모두 여섯 번이나 검찰 수사를 받는 치욕을 감내해야 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측근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같은해 썬앤문 그룹에서 불법정치자금 1억 5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벌금 3000만 원에 추징금 500만 원을 선고 받은 바 있다. 2005년에는 삼성 측에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 및 유전개발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2005년 12월 불법대선자금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찰은 이 지사가 2002년 삼성 측에서 6억 원의 채권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으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처벌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 지사는 또 2005년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 의혹 사건으로 다시 검찰에 소환됐다. 이른바 ‘오일 게이트’로 불렸던 이 사건은 철도공사가 아무 연고도 없는 러시아 유전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계약해지로 자금을 떼이게 된 사건으로 ‘특검’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당시 이 지사는 사무실과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당했고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2005년 6월 ‘이 지사가 유전 사업에 개입한 사실은 일부 확인했지만 사법처리 대상에선 제외된다’고 발표했다.
이 지사는 이밖에도 전군표 전 국세청장 인사청탁 로비 사건(2008년), 신성해운 1000만 원 수수 의혹(2008년), 강원랜드 비리 의혹(2009년)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과 특검의 수사대상에 올랐으나 매번 증거불충분으로 사법처리를 면한 바 있다.
이처럼 숱한 구설과 각종 비리 의혹에도 불구하고 사법처리를 피해갔던 이 지사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박연차 게이트’가 터지면서 구속과 함께 정치생명을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2009년 3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회장으로부터 2억 2000만 원 상당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이 지사는 구속 직전인 2009년 3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정계를 떠나겠다’는 배수진을 치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재판 결과든 실체적 진실이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새 인생을 위해 정치를 떠날 것이고 인생을 걸고 정치를 버리겠다”며 정계 은퇴 뜻을 거듭 강조했었다.
이 지사는 구속 5개월 만인 지난해 8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가 “강원도에 은혜를 갚겠다”라며 우회적으로 강원도지사 출마의사를 표명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를 상대할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던 민주당은 결국 재판이 진행 중인 ‘이광재 카드’를 승부수로 띄웠다. 지난 4월 22일 춘천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한 이 지사는 “소외된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변방의 역사를 끝내고 강원도를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바꾸는 데 신명을 다 바치겠다”는 당찬 각오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지역 곳곳을 누비며 선전한 끝에 40대 젊은 나이에 도백에 오르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법적인 심판을 떠나 민심의 심판을 당당히 받고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그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무엇보다 현재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도지사직은 물론 그의 정치적 명운까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 2심 재판부는 이 지사에게 불리한 판결을 선고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009년 9월 24일 이 지사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 4814만 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베트남 회사와 서울 모 호텔에서 건넨 미화 10만 달러와 정 전 농협회장이 건넨 2만 달러 수수혐의에 대해 공여자들의 구체적 진술이 나왔고, 식당 신용카드 전표, 박 전 회장 여비서의 다이어리 등 여러 정황 증거가 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 지사가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직후에 속개된 항소심 재판부 역시 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 4400만 원을 선고한 상태다.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이 지사는 도지사직을 상실하게 된다. 상고심은 법률심의기 때문에 양형의 부당은 살피지 않고 하급심의 유·무죄 판결과 법리 적용의 적절성만 따지게 된다. 따라서 대법원이 1, 2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로 판결하지 않는 한 이 지사는 지사직을 내놔야 한다.
통상 형사재판의 경우 항소심 판결 후 상고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5~6개월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헌재의 결정으로 두 달여 만에 직무에 복귀했지만 이 지사의 생사여탈권은 여전히 대법원이 쥐고 있다. 헌재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를 확정 판결 전에 정지하는 지방자치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해당 법률의 적용을 즉시 중지시켰지만 이는 지방자치법의 위헌성 여부만을 판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헌재 결정 직후 강원도청에서 가진 직무복귀 기자회견에서 “헌재가 이례적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린 것은 희망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의원 등이 무죄를 받은 것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어서인 만큼 불의에 맞서 반드시 승리해 내겠다”며 대법원 판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헌재의 ‘직무 복귀’ 결정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쏘아 올린 이 지사. 그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 큰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될지 아니면 민심을 방패 삼은 ‘한판의 도박’으로 막을 내리게 될지 온 국민들의 시선이 서초동 대법원으로 쏠리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엄기영 강원도에 간 까닭은
‘그럴 리는 없겠지?’ 갸우뚱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엄기영 전 MBC 사장의 엇갈린 정치행보에 강원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 지사가 초조하게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엄 전 사장이 강원도 춘천으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지인들을 두루 접촉하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엄 전 사장은 지난 6·2 지방선거를 비롯해 7·28 보궐선거 당시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줄기차게 출마제의를 받아왔지만 애써 정치권의 러브콜을 외면해 왔다. 7·28 보궐선거 당시에는 강원도 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자 ‘도지사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인으로서 친분관계 때문에 격려차 사무실을 방문했을 뿐 지원유세는 하지 않았다”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엄 전 사장이 사석에서 “강원도 사람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나를 키워준 강원도로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속내를 자주 피력하는가 하면 8월 18일 춘천시 후평동의 한 아파트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30일 이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마에 뜻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엄 전 사장이 은밀히 조직을 꾸리고 있고, 지인들과의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엄 전 사장이 은밀히 정치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사와의 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과 이 지사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엄 전 사장에게 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나서줄 것을 요청한 바 있고, 7·28 보궐선거 당시에도 이 지사의 지역구(태백 영월 평창 정선)에 출마해 줄 것을 제안하는 등 수차례 러브콜을 보냈었다.
하지만 이러한 러브콜을 뿌리쳐 온 엄 전 사장이 은밀히 춘천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한나라당 영입설이 나돌자 민주당은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는 9월 1일 강원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무죄인 이광재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다음 도지사 선거를 미리 준비하는 정권 차원의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분노가 있다”며 엄 전 사장을 겨냥했다. 7·28 보궐선거 때 이 지사의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최종원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투쟁했다고 하신 분이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기려는 것인가”라며 “강원도민들은 ‘남자가 배알도 없느냐’는 이야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9월 2일 헌재의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이 지사는 엄 전 사장이 춘천으로 이사한 것과 관련해 “강원도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동안 나는 인간적으로 최선을 다해 엄기영 선배를 도왔다고 생각한다. 강원도민이 고향을 찾아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엄 전 사장은 여전히 정치 참여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 그가 정치를 시작할 경우 여야 어느 쪽을 선택할지도 미지수다.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 시기 및 결과도 아직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엄 전 사장이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의 향후 정치적 행보는 엇갈릴 개연성이 높아졌다. 차세대 강원도 맹주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경쟁구도가 형성된 두 사람의 정치 명암이 어떻게 갈리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그럴 리는 없겠지?’ 갸우뚱
엄 전 사장은 지난 6·2 지방선거를 비롯해 7·28 보궐선거 당시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줄기차게 출마제의를 받아왔지만 애써 정치권의 러브콜을 외면해 왔다. 7·28 보궐선거 당시에는 강원도 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자 ‘도지사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인으로서 친분관계 때문에 격려차 사무실을 방문했을 뿐 지원유세는 하지 않았다”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엄 전 사장이 사석에서 “강원도 사람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나를 키워준 강원도로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속내를 자주 피력하는가 하면 8월 18일 춘천시 후평동의 한 아파트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30일 이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마에 뜻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엄 전 사장이 은밀히 조직을 꾸리고 있고, 지인들과의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엄 전 사장이 은밀히 정치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사와의 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과 이 지사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엄 전 사장에게 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나서줄 것을 요청한 바 있고, 7·28 보궐선거 당시에도 이 지사의 지역구(태백 영월 평창 정선)에 출마해 줄 것을 제안하는 등 수차례 러브콜을 보냈었다.
하지만 이러한 러브콜을 뿌리쳐 온 엄 전 사장이 은밀히 춘천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한나라당 영입설이 나돌자 민주당은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는 9월 1일 강원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무죄인 이광재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다음 도지사 선거를 미리 준비하는 정권 차원의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분노가 있다”며 엄 전 사장을 겨냥했다. 7·28 보궐선거 때 이 지사의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최종원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투쟁했다고 하신 분이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기려는 것인가”라며 “강원도민들은 ‘남자가 배알도 없느냐’는 이야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9월 2일 헌재의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이 지사는 엄 전 사장이 춘천으로 이사한 것과 관련해 “강원도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동안 나는 인간적으로 최선을 다해 엄기영 선배를 도왔다고 생각한다. 강원도민이 고향을 찾아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엄 전 사장은 여전히 정치 참여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 그가 정치를 시작할 경우 여야 어느 쪽을 선택할지도 미지수다.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 시기 및 결과도 아직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엄 전 사장이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의 향후 정치적 행보는 엇갈릴 개연성이 높아졌다. 차세대 강원도 맹주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경쟁구도가 형성된 두 사람의 정치 명암이 어떻게 갈리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