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대표·박지성 어드바이저 새 바람…‘형님’ 홍명보 감독 재도전도 관심
박지성(왼쪽)은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취임 이후 전북의 전지훈련 현장을 찾아 김상식 감독과 함께 훈련을 지켜봤다. 사진=전북 현대 페이스북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꾼 2002년 6월 이후 당시 베테랑 축에 들던 선수들은 잇달아 은퇴를 선언했다. 2020 한일월드컵에 나섰던 선수 23인은 2017시즌 현영민을 마지막으로 전원 현역에서 물러났다. 황선홍 홍명보 김태영 유상철 최용수 등 당시 ‘형님’들은 은퇴 이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황선홍 최용수는 K리그 우승, 홍명보는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형님’들이 지도자로서 화려한 성적을 거둔 이후 최근에는 2002년 당시 ‘동생’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설기현 감독은 2020년 경남 FC 지휘봉을 잡고 성공적인 프로 데뷔 시즌을 치렀다. 프로 무대에서는 지도자로서 첫 시즌이었음에도 K리그2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실력파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21시즌에 앞서 K리그 스토브리그에서는 선수 이동이 아닌 행정가에 많은 눈길이 쏠렸다. 2020년 12월 강원 FC가 이영표 대표이사의 취임 소식을 발표한 것. 40대 초반 나이에 대표이사 취임은 국내 축구계에서 놀라운 일이었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부터 선수 영입, 전용구장 건설 추진 등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영표 대표이사와 함께 현역 시절 유럽 무대를 누볐던 또 한 명의 영웅이 K리그 무대에 발을 들였다. 전북 현대가 ‘어드바이저’라는 직책을 박지성에게 맡긴 것이다. 그는 전북에서 유소년 시스템 관리, 선수단 운영 등에 관여할 예정이다. 감독이나 오너 중심으로 구단이 운영되던 K리그에서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은퇴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앰베서더 외에는 외부 활동이 없는 상황에서 행정가 준비에 몰두했던 그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이 외에도 히딩크호의 ‘막내’였던 이천수는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동갑내기 최태욱은 A대표팀 코치를 역임 중이다.
동생들이 약진한다고 해서 형님들이 뒷전으로 물러나 있는 것만은 아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울산 현대에 홍명보 감독이 돌아왔다. 중국 항저우 그린타운을 맡았던 2017년 이후 약 4년 만의 현장 복귀다. 20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여전히 한국 축구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이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