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김동희, 박혜수, 수진, 김소혜, 민규까지 …소속사 “고소한다” 엄포에 네티즌들 “우리도 고소해라” 연대 릴레이도
1차 폭로자의 허위사실 인정 이후로도 불거진 2, 3차 폭로가 이어지면서 배우 조병규의 학폭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진=CJ ENM 제공
조병규와 함께 JTBC 드라마 ‘SKY캐슬’에 출연했던 배우 김동희도 학폭 논란에 휩싸였다. “애들을 때리고 괴롭히는 게 일상이었다” “장애인 할아버지에게 술, 담배 심부름을 시켰다”라는 폭로에 다른 네티즌들도 “김동희의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폭력을 휘두를 때도 (김동희가) 방관했다”며 비슷한 피해를 입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동희의 소속사도 앞선 대부분의 소속사가 그렇듯 “‘학폭’과 관련된 일이 없었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사실이 아닌 일로 소속 배우가 부당하게 피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폭로자들이 주장을 입증할 증거로 김동희의 학창시절 불량한 모습의 사진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소속사의 입장도 난처해진 상황이다.
JTBC 드라마 ‘청춘시대’로 이름을 알리고,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인지도를 훌쩍 높이며 귀엽고 청순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 박혜수도 학폭 폭로를 맞닥뜨렸다. 초기에 ‘의혹’으로 불거진 학폭 폭로 관련 기사들이 줄지어 삭제되고, 첫 폭로자가 “현재 제 글로 인해서 거론되고 있는 배우는 학폭 가해자가 아니다”라고 정정하면서 단순한 해프닝으로 종결되는 듯 했다.
청순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박혜수도 심각한 학폭 논란에 직면했다. 사진=스포츠조선 제공
아이돌 판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먼저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수진의 학폭 폭로가 터졌다. 자신의 동생이 수진의 학폭 피해자라고 밝힌 네이트판 글쓴이는 “수진이 중학교 시절 화장실에서 제 동생과 동생 친구를 불러 서로 뺨을 때리게 했다” “제 동생을 ‘왕따’라며 다른 아이들에게 단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쓴이를 시발점으로 수진과 같은 중학교를 다닌 동창들이 졸업 앨범을 인증하며 다른 학폭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당시 수진과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배우 서신애가 수진으로부터 학폭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온 뒤 서신애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None of your excuse’(변명은 이제 그만해)라는 글을 올리면서 해당 주장에 신빙성을 더했으나, 서신애의 소속사 측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진 않았다.
이에 수진이 22일 직접 해명하기에 나선다. 그는 “학창시절 눈에 띄는 아이였고 늘 나쁜 소문이 따라다닌 것도 맞다. 학생의 본분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호기심에 담배를 몇 번 핀 적은 있다”며 “내가 고치고 나아졌다 하더라도 결국 모두 나의 부끄럽고 죄송한 생각이 분명 있었기에 오늘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학폭’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진의 해명에 따르면 네이트판 첫 폭로자였던 글쓴이의 동생과 수진은 매우 친한 사이였고, 수진은 글쓴이와도 친분이 있었다. 그러던 중 수진과 글쓴이의 동생 간 약속 문제로 말다툼이 있었고 전화로 욕설을 하던 수진에게 글쓴이가 대신 전화를 받아 혼을 냈으며 이 사건을 기점으로 친구 사이가 완전히 멀어졌다는 것.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수진은 같은 학교 동창인 배우 서신애에 대해서도 학폭을 가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사진=박정훈 기자
그러면서 수진은 이 사건이 친구 간 불거진 다툼이었을 뿐 ‘학폭’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 한 번도 그 친구에게 폭행을 가한 적 없고 왕따를 주도하는 단체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 교복을 빼앗은 적도 물건을 훔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동창 서신애에게 학폭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서신애 배우님과는 학창시절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다. 이 일로 피해가 간 것 같아 죄송하다”고 밝혔다.
수진을 이어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김소혜, 보이그룹 세븐틴의 민규에도 각각 학폭 의혹이 불거졌다. 앞서 다른 소속사들과 마찬가지로 양측 소속사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특히 세븐틴의 소속사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본인 확인 결과 해당 주장은 사실무근이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게다가 폭로자가 증거로 공개한 중학교 시절 앨범은 민규의 졸업연도와 다른 앨범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속사의 신속한 대응과 달리 네티즌들은 여전히 분노의 ‘학폭 피해 연대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의 팬들이 피해 폭로자들의 신상을 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다. 소속사들의 법적 대응을 놓고서는 “우리도 같이 고소하라”며 폭로 내용이 소속사에 의해 삭제되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저장해 다른 커뮤니티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폭로를 확산하고 있다.
이처럼 소강되는 줄 알았던 연예인 학폭 폭로가 다시 들불처럼 일어난 것에 업계도 초긴장 상태다. 특히 이번 폭로의 중심에 선 연예인들은 자신이 주연인 드라마 방송이 얼마 안 남았거나,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 촬영을 준비 중이거나, 아이돌의 경우는 해외 K팝 인기의 주축이기도 하다. 이번 이슈가 모두 사실로 드러난다면 소속사는 물론 이들이 출연하는 작품의 방송사나 영화제작사, 그외 각종 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연쇄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대해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피해자도 가해자도 단지 주장일 뿐이어서 소속사나 방송사, 혹은 해당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 기업에서 선제적으로 뭔가를 하기에도 상당히 애매한 처지”라며 “소속사로서는 학폭위처럼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은 폭로 내용을 자진해서 인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서로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