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네트워크 시대에 희로애락”…이모티콘으로 따뜻한 커뮤니케이션을
신간 ‘이모티콘 커뮤니케이션’.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
추석이나 설,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 직접 찾아가 인사를 전하지 못하는 지인에게 SNS 메시지를 통해 인사를 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메시지 창에 쓰는 것은 “명절 잘 지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등의 밋밋한 문자가 아니다. 한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캐릭터가 메시지 창에 툭 튀어나와 절을 하기도 하고, 복주머니를 쏟아내고 노래도 부른다. 보내는 사람의 감사, 축하 등의 마음이 좀 더 살갑게 전달된다. 이것이 이모티콘의 기능이다.
이모티콘은 언어는 아니지만 언어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전하는 기호가 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캐릭터산업 백서’에 의하면 2018년에 월평균 22억 건의 발신량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대중적인 언어가 되었다.
이모티콘은 1982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스콧 팔만(Scott Fahlman) 교수가 직원 간의 좀 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간단한 문자와 숫자, 특수문자를 조합한 기호를 사용한 이래, 서사를 가진 캐릭터로 발전하면서 개성 있는 모양과 성격을 담은 구체적인 이미지 이모티콘을 거쳐 움직임이나 음성을 더한 애니메이션 이모티콘까지 다양하게 발전했다. 이 같은 이모티콘 발전의 배경에는 모바일 메신저의 확대가 있다. 역으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는 이모티콘 캐릭터를 이용한 라이센싱 사업까지 진행한다. 이모티콘의 산업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 책은 이모티콘의 탄생부터 커뮤니케이션의 강력한 수단, 나아가 막대한 가치를 가진 산업이 되기까지 발달사는 물론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일리, 카카오프랜즈, 오버액션 토끼 등 애니메이션 이모티콘을 소개한다. 더불어 각 브랜드에서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는 브랜드 이모티콘과 큰 인기를 방송 캐릭터를 이용한 이모티콘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비언어→언어’의 선형적 발전을 이뤘던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사에서 다시 강력한 비언어 수단으로 등장했고 이후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는 이모티콘의 가능성을 점친다.
저자는 이모티콘에 대해 “삭막한 네트워크 시대에 희로애락의 감성을 더해 따듯함을 더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며 “향후 나를 대신해 재미있고 유연하게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생산시키며 우리 생활에 더 깊숙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