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실무자를 위한 상세하고 명쾌한 안내서…중대재해처벌법·탄소국경세 등 최신 이슈도 반영
이 얘기는 의아할 수 있다. 사람이 다쳐도, 뇌물을 줘서라도, 시꺼먼 매연을 뿜어서라도, 거짓 정보를 공시해서라도 ‘닥치고 돈만 벌면 된다’던 기업들이 갑자기 개과천선했다는 말일까? 아니다. 이들의 태세 전환은 돈 버는 공식이 변경된 데 따른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재무적 수익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서로 분리되지 않으며, 이전의 사업 전개 방식이 사업을 키우기는커녕 자칫 도태를 넘어 사업을 접어야 하는 ESG 경영 시대에 대한 실전 대응인 것이다
커리어케어 출판 브랜드 ‘세이코리아’가 최근 발간한 ‘100대 기업 ESG 담당자가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은 바로 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어떤 틀에서 움직이며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책의 뼈대는 저자들이 100대 기업을 포함해 한국 경제를 이끄는 굴지 기업의 ESG 담당자들로부터 가장 빈번하게 받은 물음과 이에 대한 답변으로 이뤄져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ESG 전문가와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들은 이 질문과 답을 추려 기업에 몸담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와 이슈로 정리했다.
ESG가 실제 작동되는 원리와 그 구체적 내용을 소개하고 실무자에게 프레임워크와 액션플랜을 제공하는 한편, 보고서 작성 등 현업에서 자주 마주치는 문제들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SK그룹 SV위원회 이형희 위원장이 추천사에서 “ESG 경영 도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기업 ESG 담당자가 취할 전략과 실무를 보여준다”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지금까지 출간된 허다한 ESG 관련 단행본들과 비교해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 책들이 ESG의 개념을 설명하고 당위성을 강조하는데 치중한 점에 비해 이 책은 E(Environmental·환경)와 S(Social·사회), G(Governance·지배구조) 3요소가 어떻게 한 덩어리가 돼 ‘개인-기업-국가-세계’로 작동하는지를 명료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전문서이면서 대중서이기도 한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은 술술 읽힌다는 점에 있다. 저자들은 ESG 담당자가 실무와 전략을 익히고 단단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쉬운 문장을 통해 차근차근 안내한다. 이해하기 쉬운 까닭에 이제 막 이 분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일반인과 학생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책은 △ESG 경영의 조건과 이슈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ESG 공시의 평가와 실무 △ESG의 배경 이해 △입문자와 숙련자를 위한 안내 등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책에는 해외 ESG 금융의 트렌드와 국내 ESG 금융 정책의 전망, ESG 관리지표별 체크리스트, 국가의 ESG 지원 정책과 은행권 ESG 대출상품, 중대재해처벌법 등 ESG 이슈,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과 관리 방법, 탄소국경세의 도입이 한국과 국내기업에 가져올 영향, 원자력 발전이 기업의 비용에 미칠 영향, ESG 정보공시의 국제적 트렌드와 국내 ESG 공시제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위한 프로세스 안내와 실무 팁, ESG 평가의 유형별 특징과 기업이 활용하기 위한 포인트, ESG 분야 일자리 종류와 현황과 커리어 루트 등 ESG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각 기업별 ESG 전략 수립 과정부터 실제 실행 단계까지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통해 독자들은 책 한 권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저자들은 “근래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의 안착을 시도하고 있지만 제도화 흐름과 관련해 전략 수립 및 공시와 평가 등의 실무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무자들이 많다”며 “책이 특히 기업의 실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