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언론인 모습 23가지 소개…나쁜 저널리즘 구별하는 냉철한 시각
신간 ‘나쁜 저널리즘’.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
2020년 12월 11일부터 방영되는 JTBC 주말드라마 ‘허쉬’는 ‘펜’보다 ‘밥’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 내고 있다. 여러 나쁜 언론계의 관습들, 즉 데스크가 일선 기자의 기사를 자신의 의도대로 고쳐 보도하기, 인턴을 뽑아 인터넷에 낚시성 기사 올리기, 산업 관련 출입처 기자가 출입처와 모종의 커넥션 형성하기, 인터넷 트래픽을 높이기 위한 선정적인 제목 달기와 다른 언론사의 기사 베껴 쓰기 등등이 그대로 그려지고 있다. 독자들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기레기’들의 세계다.
정말 그럴까. 한때는 진실을 알리는 시대의 빛으로, 약자와 소수를 대변하며 정의의 편에서 섰던 저널리즘의 생생한 현장이었던 언론계, 현재의 민낯은 어떨까. 이 책은 나쁜 저널리즘 관행을 버리지 못하는 언론의 나쁜 모습을 2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고발한다.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진실, 국내 언론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 준다.
뿐만 아니라 이상과 현실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언론인의 자아성찰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 ‘나쁜 저널리즘’은 언론 리터러시 그 자체다. 책을 읽는 독자라면 언론이 왜 이런 기사를 보도하는지, 기사에 감춰진 목적이 무엇인지, 나쁜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더 냉정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언론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밝힌 23가지 유형의 나쁜 저널리즘에는 드라마 ‘허쉬’에서 재연된 모습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책의 에필로그를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으로 갈음한 저자는 “대한민국 언론이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시작은 나쁜 저널리즘의 민낯을 마주하는 일”이라며 “나의 고민이 내 속에서 멈추지 않고 저널리즘을 위해 널리 퍼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현직 기자로서 뼈아픈 참회록을 펴내며 나쁜 저널리즘을 저널리즘하는 소회가 남다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