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국내 공급 계약, 유통물량 적어 ‘따상상’ 기대감 높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에 입성한 18일 주가는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16만 9000원에 마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 중인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사진=연합뉴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에 입성한 18일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16만 9000원에 마감했다. 시초가는 공모가(6만 5000원)의 2배인 13만 원으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60%에 달한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은 12조 9285억 원을 기록해 28위다. 지난해 상장하며 ‘따상상상(3연상)’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8조 6536억 원, 38위)을 제쳤고 27위 아모레퍼시픽(13조 8547억 원)과는 9000억 원 차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스피 사상 최고 수준의 수요예측 경쟁률(1274.47 대 1)과 역대 최대 규모인 63조 6000억 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국내 IPO 시장 신기록을 썼다. 이날 개장 전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몰렸다. 개장 전 쌓인 매수 주문이 3000만 주, 들어온 총 주문량은 3조 9000억 원이었다. 개장 후 2분 뒤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장중 예탁결제원의 타사대체 시스템이 지연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따상을 기록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은 주당 10만 4000원의 차익을 냈다. 일반 공모주 청약 당시 68억 원의 증거금을 넣고 가장 많은 물량인 317주를 받은 투자자는 이날 하루 만에 3297만 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임직원들도 높은 평가이익을 냈다. 회사 투자설명서를 보면, 안재용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이 받은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은 총 54만 6270주로, 행사가격은 주당 9154원이다. 주가가 따상을 기록해 이들의 스톡옵션 평가이익 총액은 873억 원이다. 각 임원별로는 175억~349억 원이다.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도 큰 평가이익을 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주 청약에서 우리사주조합에 총 배정물량의 19.57%인 449만 400주가 배정했다. 회사 직원 수는 기간제 236명을 포함해 827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한 조합원은 600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평균 1인당 약 7484주, 공모가 기준 4억 8646만 원을 받았다. 따상으로 우리사주 1인당 평가이익은 평균 7억 7800여만 원이다. 다만 우리사주 주식은 상장 후 1년 동안 매도할 수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의 백신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백신 유통 및 판매,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및 노바백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CMO·CDMO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공급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자체 개발 백신에 대한 사업화 기대감도 높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코로나19 백신 두 가지를 개발 중이다. 후보물질 NBP2001은 임상 1상을, CBP510은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3분기 이후 3상이 예정돼 있다. 차세대 폐렴구균백신도 주목받는다. 폐렴구균백신은 2014년 사노피와 공동연구개발을 체결한 후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상장 초기 유통가능 물량이 적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보호예수) 확약 비율은 85.27%(1076만 2090주)다. 빅히트(78.37%), 카카오게임즈(72.57%), SK바이오팜(52.25%)보다 높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공모주를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주가 방어 효과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관배정물량 1262만 2500주 가운데 의무보유 확약 물량은 6개월이 394만 8100주(31.28%)로 가장 많고 3개월 확약(26.39%)·1개월 확약(24.71%)·15일 확약(2.89%) 순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