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일요일부터 여론조사”…오세훈 “협상 공방하지 말아야”
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안철수 후보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안철수 “늦어도 23일까지 단일화”
안철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늦어도 23일에는 단일후보를 발표하라’고 말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크게 공감한다”고 밝혔다.
보도에서 김형오 전 의장은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시간을 지연시키는 쪽이 패배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누가 그러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게 돼 있다”며 “단일화라는 단순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어 일을 꼬이게 하고 여권에 빌미를 제공해 실망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저희 측은 어제부터 실무협상 재개를 요청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오세훈 후보 측에서) 연락이 없다고 한다”며 “오늘 오후에는 반드시 협상단이 만나서 실무를 마무리 짓고 일요일부터는 (여론)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어 “즉각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를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화답을 요청한다. 국민의당은 기다리고 있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장외공방 그만”
이에 오세훈 후보는 ‘언론 플레이’ 자제를 요청했다. 오 후보는 “안철수 후보님께 제안한다. 더 이상 협상테이블 밖에서 협상에 대해 공방을 하지 말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후보는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협상테이블 밖에서 공방을 하지 말자”고 말했다. 사진은 오세훈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오 후보는 “어제 국민들께서는 단일화 협상 과정을 지켜보시면서 박수도 보내셨지만, 많은 질타를 보냈다”며 “또다시 협상에 대한 공방이 오고 가는 모습을 과연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고 계시겠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 후보는 “협상은 조속하게 진행하기로 합의한 사항이다. 우리가 지금 협상 과정 하나하나 누구 탓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금 할 일은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는 것과 협상 종료 시까지는 협상에 대해 침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에서는 ‘큰 양보’ 뒤에서는 신경전
두 후보는 전날(19일)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동시에 양보하는 태도를 보이며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실제 안철수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속이 후련하냐”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고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실무협상 재개를 요구하기 위해 집무실을 찾은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을 사실상 문전박대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으나, 동시에 장외 신경전이 이어지며 그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