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신고하자 징계‧근무조건 악화로 불이익, 근로감독관 직무유기로 한번 더 상처

‘직장갑질119’ 직장 내 괴롭힘 현황 분석, 노동부 조치 미미해 신고한 직장인들 더 괴로워

[일요신문] 2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2021년 1월~ 2월에 받은 직장갑질 제보 397건 중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210건(52.9%)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피해자가 신고한 건수가 86건(41.0%) 이었는데, 신고 후 보복을 당한 경우가 26건(30.2%)이나 됐다.
 

2019년 7월 19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신고 경험자의 절반 이상인 53.8%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직장갑질119가 2020년 12월 22일∼29일에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 내 괴롭힘 현황에서도 신고 이후 불합리한 처우를 받은 사람이 대다수였다.

조사 결과 신고 경험자의 절반 이상인 53.8%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중 69.2%가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경험했는데 세부 유형으로는 ‘징계‧근무조건 악화’ 가 61.1%로 가장 많았다.

접수된 제보 중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자 과도하게 업무를 주고 회사에서 지급하는 선물도 주지 않았다”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감독관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자체 종결하는 등 직무유기를 하는 경우도 있어 직장인들이 또 다시 상처 받는다고 지적하며 “사용자들은 여전히 괴롭힘을 신고한 피해자에게 불이익처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명백한 법 위반임에도 노동부에서 제대로 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송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