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 노회찬의 발자취를 더듬으면…그가 사랑한 맛집 찾아 소주 한 잔
신간 ‘음식천국 노회찬’. 사진=일빛출판사
이 책은 한 개 이야기가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 담겨 있다. 1장 ‘진보 맛객 노회찬의 꿈’은 이 책의 서문 격으로, 노회찬의 비전이자 책 출간의 동기를 담은 ‘내가 꿈꾸는 나라’ 편에서부터 노회찬이 국회의원 직을 빼앗긴 계기가 되는 ‘삼성X파일, 공수처법, 그리고 노회찬’ 편에 이르기까지 지하운동가에서 진보정치인이 된 그의 파란 많은 역정을 감동적으로 더듬고 있다.
2장 ‘밤 깊을수록 별 더욱 빛나리라’에서는 노회찬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헌신하는 동안 벌인 일들, 정치적 선택들, 그리고 노회찬을 추억하고 기리는 옛 동지들의 추억, 노회찬재단의 과제 등 노회찬이 떠난 빈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들이 1장과 2장만 읽어도 노회찬의 인생 역정 전체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2부 격인 3장과 4장은 정치인으로서 노회찬의 발자취와 그가 정치를 하며 즐겨 찾은 맛집, 지역 등을 소개한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는 노회찬이 여권 대권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주고받은 인생의 맛을, 그의 마지막 지역구인 창원에서는 생선국 맛을, 그의 ‘마음의 고향’ 통영에서는 다찌집의 추억 등을 들을 수 있다.
노회찬은 호주제 폐지에서부터 공수처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무수한 개혁 입법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많은 개혁 입법이 하나씩 이루어질 때마다 우리 사회는 ‘의인 노회찬’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노회찬의 절친, 동지, 당원 등 생전의 길동무들이 노회찬이 사랑한 맛집을 다시 찾아가 빈자리에 술잔을 채워 놓고 그를 추모하고, 때로는 원망도 하면서 풀어놓은 이야기들을 따라가 보자. 우리 시대의 잊을 수 없는 사상가이자 문화인이며, 실천적 정치인이었던 노회찬이라는 사람의 삶과 꿈, 그리고 그가 그토록 이루고자 했던 ‘내가 살고 싶은 나라’를 만나보자.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