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소유 땅 측량 때 오 후보 있었단 증언 나와…오 후보 측 “그런 적 없다”
‘내곡동 처가 땅 의혹’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파상공세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측은 악의적 허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월 29일 중앙선거대책위에서 오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집중 거론했다. 김 대표 직무대행은 “오 후보의 측량 참여를 확인하는 증언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다”며 “현장에 간 사실이 없다던 오 후보 측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 직무대행은 “당시 내곡동 땅 현장에 있었던 측량인과 경작인 등 총 6명 중 3명이 오 후보가 현장에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고, 나머지 분들도 기억이 흐릿할 뿐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오 후보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언”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가 지금까지 한 말이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가 오늘 ‘실측 현장에 있었느냐가 본질이 아니다’, ‘경작인의 말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묘한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후보의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 SH에 수용되면서 ‘셀프 보상 의혹’이 일자 오 후보는 처가의 땅 존재를 몰랐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KBS는 오 후보 처가가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직전에 내곡동 땅을 측량했을 때 오 후보도 있었다는 당시 국토정보공사 측량팀장의 증언을 보도했다. 또 당시 내곡동 땅을 경작했던 주민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 후보가 측량 현장에 있었으며 함께 식사도 했다고 말했다. KBS 보도와 TBS 출연한 주민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내곡동 땅의 존재를 몰랐다던 오 후보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셈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월 29일 중앙선거대책위에서 오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집중 거론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오 후보 측은 악의적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세훈 선거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3월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는 2005년 당시 토지측량 현장에 있지 않았고 측량이 이뤄진 사실조차 몰랐는데도 KBS가 악의적 허위사실을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측은 KBS를 상대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에선 “측량관계법상 측량을 의뢰하거나 입회할 수 있는 인물은 토지 소유자”라며 “KBS 보도에는 ‘장인과 오세훈’이 현장에 있었다고 특정했는데, 이 두 사람은 모두 토지 소유권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측량을 의뢰하고 입회했던 자는 오 후보의 큰처남 송 아무개 교수 등 처가인데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이 오세훈’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며 “강제수사를 통해 국토정보공사의 입회인 정보를 확인하면 허위사실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오 후보 처가가 측량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선 “사실상 방치된 땅을 불법 경작하는 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 땅 상태를 확인하려던 것”이라며 “통상 대규모 개발을 하는 경우 국가나 SH공사에서 측량을 하기 때문에 만약 개발정보를 미리 알았다면 오히려 사비를 들여 개별 측량을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