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와 얀센 혈전 부작용 논란, 모더나는 함흥차사…정부 집단면역 계획에 비상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최근 혈전 부작용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는 30세 미만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정부가 국내에 수급한 백신 중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이 일부 제한됨에 따라 11월로 잡혀 있던 집단면역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곧 국내 공급이 예정된 얀센 백신도 혈전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며 미국 내 접종이 중단됐다. 정부는 얀센 백신 국내 도입 계획엔 변경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모더나나 화이자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 백신이 수급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집단면역 계획엔 상당히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연말 모더나 CEO와 직접 통화한 뒤 “2021년 5월부터 (모더나) 백신 4000만 회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더나 백신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는다.
코로나19 백신은 1명 당 2회분을 접종해야 한다. 문 대통령 말처럼 모더나 백신 4000만 회분이 5월부터 공급된다면, 이때부터 2000만 명이 순차적으로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게 된다. 11월까지 집단면역을 생성하려면 모더나 백신 공급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여기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이 혈전 부작용을 일으키며 모더나·화이자 등 mRNA 기반 백신 수급에 대한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모더나 백신이 언제쯤 한국에 본격적으로 공급될지는 미지수다. 모더나는 2020년 연말부터 2021년 4월 12일까지 총 1억 3200만 회분 규모 백신을 공급했다. 그 가운데 미국 밖으로 수출된 물량은 1500만 회분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은 2020년 연말 모더나와 백신 수급 관련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한국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나라가 많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영국, 일본, 캐나다, 카타르 등 국가가 한국보다 우선순위로 모더나 백신을 수급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과 모더나 CEO의 통화 내용과 상관 없이 모더나가 3/4분기 내에 약속한 물량을 모두 공급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진 셈이다. 정부는 5월부터 6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433만 4000명 분, 화이자 백신 264만 8500명 분 등 총 698만 2500명이 접종할 백신을 수급할 예정이다. 그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 부작용 논란으로 정상적인 접종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4월부터 6월 사이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등 백신에 대해 271만 2000회분(135만 6000명분) 도입을 협상 중이다. 그 가운데 한국에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릴 것으로 기대되는 노바백스의 경우엔 6월이 돼서야 완제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국내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위탁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얀센 백신의 경우엔 초도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혈전 부작용 논란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00만 명분 공급을 약속한 모더나의 공급 일정은 함흥차사다. 사실상 정부가 6월까지 계획한 접종 물량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