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우스밸리란, 공부하고 일하며 거주하는 창업플랫폼 컴팩트 시티”
‘데우스밸리’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취임 전에 직접 만든 용어다. ‘데이터’와 그리스 신화의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를 합친 ‘데우스’에다 글로벌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 밸리에서 따온 ‘밸리’를 접미사로 붙인 말이다. 특히 데우스밸리의 첫 이니셜인 ‘D’는 부산시의 오랜 캐치프레이즈인 ‘다이나믹(Dynamic)’과도 어우러진다.
박세정 부산시 데우스밸리사업단장은 ‘데우스밸리’에 대해 ‘공부하고 일하며 거주하는 창업플랫폼 컴팩트 시티’라고 간단하게 정의했다. 대학과 산업이 함께하는 혁신도시의 아이콘이며, 데이터를 매개로 창조도시로 나아가는 것을 상징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데우스밸리의 실질적인 정책 입안자인 박세정 데우스밸리사업단장을 만나 진행 상황과 전망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 전 캠프에서 활동하던 당시 박세정 데우스밸리사업단장의 모습. 사진=박세정 페이스북
-데우스밸리가 박형준 시장이 주창한 산학협력플랫폼 정도로 알고 있다. 개요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지역의 청년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적인 방편으로 보면 된다.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그들이 일할 수 있는 기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은 돈이 되는 곳으로 가지, 그렇지 않은 곳에는 가지 않는다. 이 세 가지 순환구도 안에서 ‘글로벌 펀딩’과 ‘산학협력’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을 창조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판교처럼 낮에는 붐비지만 저녁이 되면 유령도시가 되는 곳이 아닌 청년들이 ‘공부하고 일하며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구상했고, 그러한 구상을 이미지로 형상화한 게 바로 데우스밸리다.”
-최근에 이뤄진 요즈마그룹과의 1조2천억원 펀드 조성 협약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는데, 데우스밸리 사업단장으로서의 의미를 말해 달라.
“요즈마가 선두에 나선 것처럼 부각되고 있는데, 현재 15개 국내외 기업들과 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 매칭된 요즈마는 그 가운데 하나다. 우리가 협의 중인 회사 중에서는 사이즈 면에서 요즈마가 그다지 큰 편도 아니다. 당선 전에 캠프에 모인 기업 중에는 자산가치가 30조원이 넘는 기업도 있었다. 요즈마가 브랜드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한 번 부각된 적이 있고, 그들이 가진 진취성과 혁신성 및 도전정신 등을 부산에 심고 싶은 생각에서 최초 협약의 대상이 됐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협약 이후 부산벤처스를 설립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데우스밸리와 결이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갈래가 나눠지나?
“조금 전에 ‘글로벌 펀딩’과 ‘산학협력’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얘기했다. 협약이 활성화되고 자금이 들어오면 이를 관리할 주체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글로벌 펀딩’을 담당하는 게 ‘부산벤처스’이고, 이후 그 돈을 유용하게 굴려 ‘산학협력’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게 바로 ‘데우스밸리’다.”
-데우스밸리가 조성되면 어떤 효과가 예상되나?
“데우스밸리가 가시화되면 해양 모빌리티와 바이오 푸드테크를 중점적인 서브젝트로 삼고 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조선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세계적인 식량전쟁에 대비한 연구와 준비 등이 이를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부산의 특화된 제조업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요즈마의 엑설레이팅한 노하우를 같이 공유하면서 기업 유치에도 계속 나설 예정이다.”
-결국은 공간이 중요할 듯하다. 새로운 시설 건립과 기존 시설 활용 중에 어디에다 무게를 두고 있나?
“앞서 말한 ‘공부하고 일하며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란 개념을 적용하자면 기존 시설보다는 새로운 시설이 건립되는 게 좋다고 본다. 북항재개발지구가 시설 건립의 최적지라고 여기고 있다. 자금 조달 등 현실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기존시설을 리모델링하는 것도 배제하지는 않는다.”
-데우스밸리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 보충설명을 부탁한다.
“기업의 요식행위를 최소화한 산학협력시스템이 구축되면, 학생은 인턴십 기회를 갖게 되고, 기업은 양성된 숙련가를 영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선순환 상생 일자리 창출의 구조가 이뤄질 수 있다. 프랑스의 ‘Station F’를 참조하자면,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 대표 통신사 ‘사비에 니엘’ 투자로 이곳에는 1000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코어를 바로 부산에다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데우스밸리 사업 개념도.
박세정 단장은 부산 경남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정보과학을 전공했다.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를 받고,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카이스트(KAIST) 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연구·편집위원 및 (주)에이치큐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위원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글로벌스타트업위원장, 한국예탁결제원 심사평가위원, 네모벤처스 주식회사 총괄투자심사역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코로나 이후 세계의 변화(북스타), 스타트업노트(광문각), KAIST 미래교육전략(김영사) 등을 펴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