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기덕 감독 측, ‘미투’ 지원 여성단체에 제기한 3억 손배소 취하

“성폭력 당했다” 폭로한 여배우·‘PD수첩’ 10억 원 소송은 유족이 수계

[일요신문] 지난 2020년 12월 라트비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합병증으로 사망한 고 김기덕 감독의 유족이 성범죄 피해자들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활동 지원 여성단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 김기덕 감독의 유족들이 김 감독이 생전 한국여성민우회에 제기한 3억 원 규모의 손배소를 지난 3월 25일 취하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 김기덕 감독의 유족은 고인이 생전 사단법인 한국여성민우회에 제기한 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 3월 25일 취하했다. 이 소송은 김 감독의 영화가 해외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을 두고 여성민우회 측이 “김 감독의 성폭력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해당 영화제에 선정 취소를 요구하자, 김 감독 측이 명예훼손과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주장하면서 제기된 것이다.

김 감독이 사망함에 따라 그가 제기한 소송은 유족 등 상속인이 수계할 수 있다. 그러나 유족들은 이 소송에 한해서는 수계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감독이 제기한 소송 가운데 그의 강제추행 혐의 등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여배우 A 씨와, 이 사실을 보도한 MBC 시사프로그램 ‘피디수첩’에 대한 1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앞서 김 감독은 1심에서 패소했으나 그가 숨진 뒤에는 김 감독의 딸이 수계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태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