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강간해 달라’ 엽기적 거래까지
▲ 크레이그스리스트의 ‘에로틱’ 섹션. 이 코너를 통해 매춘이 활개치자 ‘성인’ 섹션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결국엔 폐쇄했다. |
그 동안 크레이그스리스트의 여러 카테고리 중 가장 문제가 됐던 성인 코너는 말 그대로 매춘광고의 범람지였다. 이 코너에 올라오는 개인 광고들은 거의 대부분 매춘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가령 ‘잠깐 일하고 100달러 버는 방법’ ‘돈 필요한 10대들’ ‘34D컵 여학생’ ‘완전 새로운 젊은 여성들 대기’ 등 자극적인 광고글이 수두룩했다.
이 코너는 돈이 필요한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손님을 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또한 반대로 남성들 역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손쉽게 콜걸을 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이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매춘 행위를 하는 여성들이나 성매매 조직이 광고를 올리는 경우도 있었으며, 하루에 많게는 700개까지 올라왔다.
심각한 문제는 미성년자들까지 마음대로 코너를 이용한다는 데 있었다. 가출 청소년이나 실종된 아동을 강제로 성매매에 동원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런 까닭에 2009년 3월 일리노이주 쿡카운티는 크레이그스리스트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유는 성인 서비스가 온라인 성매매를 조장하고 광고에 대한 검열을 소홀히 해서 미성년자 성매매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법원은 크레이그스리스트의 손을 들어주었다. 모든 매매춘 광고가 불법은 아니며, 매춘의 책임은 사이트가 아닌 개인에게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사이트와 관련된 성폭행 및 살인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크레이그스 측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2009년 3월 ABC 라디오 방송국의 기자였던 조지 웨버가 크레이그스리스트를 통해 만난 16세 소년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웨버는 성인 코너에 “오럴섹스를 해줄 상대를 구한다”는 광고글을 올렸고, 이 글에 응한 16세 소년에게 60달러(약 7만 원)를 주기로 약속했다. 불행히도 이 만남은 처참하게 끝났다. 다음 날 웨버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 가슴, 팔 등을 50차례 찔린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16세 소년은 즉시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으며, 사탄숭배자였던 소년이 변태 행위를 벌이다 다툼이 벌어져 살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9년 온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보스턴 의대생 살인사건’ 역시 크레이그스리스트와 관련이 있었다. 보스턴 의과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던 필립 마코프는 크레이그스리스트를 통해 유인한 매춘 여성들 세 명의 금품을 갈취하고 이 중 한 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일주일 동안 여성들을 차례로 호텔방으로 불러 폭행한 후 권총으로 위협해 돈을 빼앗았던 그는 결국 줄리아 브리스먼이라는 출장 마사지 여성이 시체로 발견된 호텔의 CCTV를 통해 덜미가 잡혔다. 사건 당일 밤 마코프가 호텔을 나서는 모습이 CCTV에 똑똑히 찍혀 있었던 것.
도박으로 빚더미에 앉았던 그는 빚을 갚기 위해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지난해 8월 수감되어 있던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크레이그스리스트를 통해 만난 남성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들도 많았다. 2009년 6월에는 ‘유 라잇 업 마이 라이프’(You Light Up My Life)로 아카데미 작곡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조셉 브룩스(72)가 영화에 출연시켜주겠다는 거짓말로 여성들을 유혹해서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2005~2008년까지 3년 동안 모두 11명의 여성들을 성폭행한 그는 크레이그스리스트에 오디션 광고를 올려 여성들을 자신의 아파트로 유인했으며, 와인을 마시게 한 후 강제로 성관계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9년 7월에는 뉴햄프셔주의 일간지 <유니온 리더>의 저명한 스포츠 기자인 케빈 프로벤서(50)가 크레이그스리스트를 통해 조직적으로 성매매 알선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사이트를 통해 매춘 여성 2명을 고용했던 그는 호텔방에서 성매매 오디션 명목으로 여성들을 성폭행한 다음 ‘합격’시킨 뒤 정기적으로 매춘을 시켰다.
이밖에도 캘리포니아에서는 한 남성이 크레이그스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아내를 강간할 사람을 구해 아내를 성폭행한 ‘청부 강간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남편에게 범행을 의뢰받은 남성은 아내의 침실에 칼을 들고 들어가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하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또한 와이오밍에서는 여친으로부터 버림받은 남성이 앙심을 품고 크레이그스리스트에 여친의 사진을 올린 후 “내 집으로 와서 나를 성폭행해달라”는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켰다. 실제 한 남성이 이 글을 보고 여성의 집을 찾아가 여성을 성폭행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 대해 크레이그스리스트 측은 “우리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여론을 의식해서 성인 코너에 올라오는 광고들에 한해서 반드시 전화번호를 기재하도록 의무화했으며, 누드 사진은 올리지 못하도록 막아 놓는 한편 일일이 검열을 거쳐서 조건에 부합하는 광고만 올리도록 철저하게 감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코너와 달리 무분별한 광고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건당 10달러(약 11000원)로 유료화했으며, 성인 코너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 중 일부는 ‘실종 및 학대 어린이를 위한 국립센터’와 같은 자선단체에 기부해왔다고 밝혔다.
단순히 크레이그스리스트의 성인 코너를 없앤다고 해서 온라인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 역시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실제 성인 코너가 없어지자 매춘 광고들은 서비스 섹션의 다른 코너인 ‘치료’ 코너로 옮겨가기 시작했으며, 크레이그스리스트 외의 다른 물물교환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매춘 광고가 범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크레이그스리스트는?
서울 등 700개 도시 서비스
미국 내 최대 물물교환 사이트인 ‘크레이그스리스트’는 일종의 ‘온라인 벼룩시장’이다.
중고 물품 거래부터 주택 임대, 구인구직 광고 등 거의 모든 생활정보들을 다루고 있으며, 개인 대 개인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무료 사이트다.
단, 기업들의 구인 광고는 25~75달러(약 3만~8만 5000원), 부동산 광고는 10달러(약 1만 1000원)씩 받고 있으며, 얼마 전 폐쇄된 성인 코너 역시 10달러를 받았었다.
현재 서울을 포함해 밴쿠버, 런던, 암스테르담, 파리, 도쿄 등 전 세계 70여 개국 700개 도시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전 세계 월 평균 방문자 수는 200억 명이다.
서울 등 700개 도시 서비스
미국 내 최대 물물교환 사이트인 ‘크레이그스리스트’는 일종의 ‘온라인 벼룩시장’이다.
중고 물품 거래부터 주택 임대, 구인구직 광고 등 거의 모든 생활정보들을 다루고 있으며, 개인 대 개인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무료 사이트다.
단, 기업들의 구인 광고는 25~75달러(약 3만~8만 5000원), 부동산 광고는 10달러(약 1만 1000원)씩 받고 있으며, 얼마 전 폐쇄된 성인 코너 역시 10달러를 받았었다.
현재 서울을 포함해 밴쿠버, 런던, 암스테르담, 파리, 도쿄 등 전 세계 70여 개국 700개 도시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전 세계 월 평균 방문자 수는 200억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