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정세균에 합류하거나 아직은 거리 두거나…‘무관의 제왕’ 양정철은 이재명 접촉
내년 대선 정국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진들이 흩어지고 있다. 여권 대선 3인방(이재명 이낙연 정세균)의 세몰이가 본격화하자, 문 대통령 복심들도 저마다 생존 게임에 들어간 셈이다.
5월 12일 오전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상암연구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정책토크쇼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이들 행보의 특징은 ‘대세는 없다’다. 크게는 이재명파, 이낙연파, 정세균파, 거리두기파 등 네 그룹으로 분화됐다. 당 안팎에선 친문(친문재인) 적자가 없는 현실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문심(문 대통령 의중)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기 어려운 만큼, 친문 표심을 향한 여권 3인방의 러브콜 경쟁은 대선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선 이 지사 측은 ‘민형배 합류’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은 1월 13일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 지사에 대한 호남 현역 의원의 첫 공개 지지였다. 당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광주 현역 의원의 첫 지지도 놀라웠지만, 그 대상자가 이 지사라는 점에서 당내 던진 충격파가 작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2018∼2019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을 역임했다.
그는 이 지사의 전국적 대선 조직인 ‘민주평화광장’이 출범한 5월 12일 ‘희망사다리포럼’에 합류했다. 광주에서 출범한 희망사다리포럼은 희망22포럼·공정사다리포럼 등과 함께 이 지사를 지지하는 자생적 단체다. 민주평화광장은 ‘친노(친노무현) 원로’ 이해찬 전 대표의 연구재단 ‘광장’에서 명칭 일부를 따온 것이다.
당 내부에선 킹메이커인 이해찬 전 대표가 이재명 지원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귀국한 ‘무관의 제왕’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이 지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초대 국민소통수석과 일자리수석을 각각 지낸 민주당 윤영찬 의원과 정태호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돕고 있다. 한 측근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멤버의 인연이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다.
이들은 일찌감치 이 전 대표를 점찍고 NY(이낙연)계 합류했다. 윤영찬·정태호 의원은 5월 10일 이낙연 대선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 첫 심포지엄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들 이외에 박광온·오영훈 의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정세균 전 총리는 전병헌·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측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SK(정세균)계의 핵심이었다.
다만 전 전 수석이 대법원으로부터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터라, 운신의 폭은 좁은 상태다. 차기 광주시장을 노리는 강 전 수석도 정 전 총리에 대한 직접 지원은 어려울 전망이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과는 달리, 거리두기파도 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재성 전 정무수석 등 최근에 사임한 이들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 복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특정 캠프에 합류하기보다는 중립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거리두기파가 움직이는 시점은 대선 경선 직후다. 여의도 한 관계자는 “거리두기파에 친문계 핵심들이 많은 것은 문 대통령 부담을 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