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오해 있으니 ‘제작비’ 용어 써야…야당 공세에 오히려 제 실력만 부각”
문 씨는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게 특혜를 줬다고 하면 심사위원들은 뭐가 되겠는가. 제가 아는 한 미술 심사위원들은 그런 분들이 아니다”라며 “제가 지원금 대상에 선정되면 공개 검증될 거라는 것은 문예위의 담당자들도 당연히 예상했을 것이다. 특혜가 있을 수 없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배현진‧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문 씨가 면접 첫마디로 “문준용입니다”라고 한 것을 두고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것을 굳이 공개해 인터뷰 심사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씨는 “이름을 말하는 게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녹취록을 보니 면접 심사 당시 사무처 직원이 ‘참석자 소개 및 지원 신청한 사업 설명 부탁드립니다’라고 먼저 이야기했다”며 “자기소개 첫 마디가 이름인 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문 씨는 ‘가난한 다른 예술가들에게 지원금을 양보해도 되지 않느냐’라는 주장에 대해 “예술지원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돕는 지원금도 있지만, 문예위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은 그런 게 아니다”라며 “실력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성격이어서 어렵다고 뽑힐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원금이라는 단어 때문에 일부의 오해가 있어 미술 작가들은 제작비라는 용어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사전적으로도 지원금은 지지하여 돕기 위하여 주는 돈”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지금도 제가 포기하는 지원금이 많다.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청할 가치가 없는 것, 예를 들면 액수가 적다든지, 중요도가 낮다든지 하는 지원금은 포기해왔다”며 “특히 형편이 어려운 분을 돕는 지원금은 아예 처음부터 배제했다”고 말했다.
문 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문예위 지원금 선정 소식을 SNS에 먼저 알린 바 있다. 이에 대해 문 씨는 “다른 곳을 통해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먼저 알려지면 정치인들이 어떻게 악용할지 모른다. 그래서 먼저 알렸다”고 했다.
배 의원은 지난 22일 문 씨의 문예위 지원사업 선정과 관련해 “심사받은 분들과 심사 관여한 분들을 국감장으로 모시겠다. 탈락자들도 모셔볼 생각”이라며 국정감사 증인 신청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문 씨는 “과연 저쪽에서 저를 증인으로 불러내는 데 성공하겠는가”라며 “국감 증인으로 부르려면 특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저들은 근거 제시에 완전히 실패했다. 저들이 주장하는 유일한 근거는 제가 대통령 아들이라는 것이다. 배현진 의원이 저를 어떻게든 불러내려 하겠지만, 이런 식이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들에게 지원금 신청을 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 문 씨는 “대통령의 활동이나 정치집단의 유불리를 위해 어느 한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인데, 그게 얼마나 끔찍한 말인지 다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며 “부모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나.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께는 자기 자식에게 그렇게 강요하라 이야기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아들이어서 작가 문준용이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좋은 점은 지금 정치인들의 저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실패해 정치적 효과는 없는 반면, 오히려 작가로서의 제 실력을 부각하는 결과만 낳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원금 대상으로 선정됐고, 선정 이유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실력 때문임이 알려지고 있다. 불편한 점은 이런 언론 인터뷰와 SNS를 하느라 작업시간을 빼앗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