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거론 여자 연예인들 ‘전전긍긍’
고 장자연이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공개되면서 연예계는 ‘장자연 파문’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성상납 술 접대 강요와 같은 신인 연예인의 씁쓸한 모습이 담긴 이번 편지를 두고 한국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한국 연예계의 실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예계에 그 파장이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리스트가 공개되지 않아 성상납 술접대 등을 받은 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지 여부가 확실치 않은 가운데 오히려 편지에 언급된 연예인들만 루머와 구설수에 시달릴 위험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장자연 파문이 2년 만에 다시 불거지면서 연예계의 전반적인 목소리는 장자연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데 모아지고 있다. 문성근 김여진 등은 직접 목소리를 높여 경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연예관계자들의 숨은 목소리는 약간 달랐다.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간다 해도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기는 어렵다는 것. 고인이 말한 대로 복수가 이뤄지려면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미 고인이 세상을 떠난 데다 구체적인 리스트도 없어 재수사 역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재수사가 연예계에 대한 루머만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편지에 언급된 연예인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경우 해당 연예인들은 한동안 구설수에 오르는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
특히 편지에서 ‘○○○ 언니처럼 당할까봐서 도망가구 싶으면 ○○○ 언니처럼 돈 가져 오라구 하니 말다한거지. ○○○ 언니처럼 그렇게 할 수두 없구’라고 언급된 연예인 A의 경우 벌써부터 다양한 루머에 휘말려 있다. 편지대로라면 그 역시 장자연과 같은 상황에 처했던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편지에는 이미 고인이 된 한 여자 연예인의 이름도 거론된다. 편지에선 그가 장자연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없다. 다만 그가 세상을 떠난 상황이 자신과 비슷했을 것이라고 추측한 부분이 눈에 띈다.
2년 전에는 무명에 가까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유명 연예인이 된 이들도 편지에 등장한다. 특히 B의 경우 이미 장자연 사망 당시 무명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편지에서도 성상납 등에 노출된 피해 연예인이 아닌 절친한 친구로 묘사된다. 편지에 따르면 장자연이 자신의 상황을 B에게 털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 ‘○○인 내가 얼마나 심각하지 별루 잘 믿지 않는 눈치…’ ‘○○이두 날 이해하지 못한 것 같구’ 등의 표현이 나오는 것.
따라서 경찰 재수사가 시작될 경우 편지에 실명이 등장한 A와 B 등의 연예인은 경찰 소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로 인한 여파가 연예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실제로 장자연과 같은 소속사에서 자매처럼 지냈던 연예인 C는 현재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새로운 소속사에 들어가 연예계 활동을 재개한 C는 제대로 활동을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장자연 편지가 공개돼 결국 잠적하고 말았다. 재수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먼저 연예계엔 폭풍이 일기 시작한 것.
한편 편지에는 연예계에 만연한 마약에 대한 부분도 엿보인다. ‘그거(마약) 때문에 약점 잽히구 그거 땜에 반짝 스타되서 사라지는 년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대목처럼 원해서 마약을 하는 경우는 물론 술이나 음료수에 연예인 몰래 마약을 넣어 먹이는 경우(‘퐁당작업’이라 지칭)도 있다고 한다. 또한 ‘평범하게 결혼해서~ 일반적인 그거 관계두 못하게 되는 그래서 그런 이유루 성격 차이가 아니라 그것이 제되루 돼지 않아서 해어지는 그런 경우를’이라며 마약을 이용한 환각 섹스의 후유증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가끔 연예인들 실신해서…병원실려가구~그러는거…난 그냥…무리해서 그래서 그런 거라구만은 생각하지 않아’라는 대목 역시 그 원인으로 마약이 지목되고 있다.
한편 편지가 실제 장자연이 쓴 것으로 밝혀질 경우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 제작사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이 영화는 결국 고인의 유작이 됐는데 노출 수위가 높은 정사신은 물론 자살신까지 들어가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고인의 출연 분량을 삭제하라는 여론이 높았지만 연출을 맡은 정승구 감독은 “외적인 요인으로 편집을 하는 것은 감독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 장자연 출연 분량을 편집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편지에는 ‘오빠 펜트하우스 코끼리 나오드라두 보지말어라’ ‘지금 촬영하구 있는 거 내 모습이 전부다 편집 돼씀 좋겠어~ 개같은 역할 ㅠ.ㅠ’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편지 속 ‘계포아져씨’는 누구
도와준 인물로 묘사 리스트 가졌을 수도
장자연의 편지에는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인물이 한 명 등장한다. ‘계포 아져씨’라 불리는 인물로 편지를 받은 지인 전 아무개 씨가 존경하는 인물로 소개돼 있다. 또한 고인이 데뷔하기 전에 양아치 깡패 문제를 해결해준 것으로 소개된 이 인물은 수감 중인 전 씨를 대신해 고인을 도와준 인물로 묘사돼 있다.
특히 자살 직전 유장호 대표에게 건넨 문건을 되돌려 받고 싶어 했던 장자연은 이 인물한테서 도움을 받으려 했다. ‘어더케 해서라도 호를 만날거야. 그 때 아져씨 쪽 사람들이 내 관련 서률 모두 빼앗아 주면 되(중략) 그거 알려지면 난 끝장이야.’ ‘오빠 아져씨에게 빨리 빨리 부탁해 정말루 그 내용이 인터넷에~ 올려지면 (중략) 정말 상상두 하기 힘든 만큼 무서워 죽을것 같어’ ‘설화. 자연이를 도와줄 사람은 계포 아져씨 뿐이 없어’ 등의 글이 편지에 나온다. 한편 ‘아져씨께 오빠 노트엔 2006년도 내가 CF 모델 데뷔전부터 내가 암튼 자세한 내용 아져씨가 말해줄 꺼니까.’ ‘21명 그 사람들 말구…추가 된 사람들 이거덩 이름 등…따루 옮기구 아져씨에게 물론 만날 때 죠두 되지만’ 등의 글들을 놓고 보면 그가 ‘장자연 리스트’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편지에 따르면 ‘계포 아져씨’는 경호업체에서 일하는 인물로 묘사돼 있다.
도와준 인물로 묘사 리스트 가졌을 수도
장자연의 편지에는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인물이 한 명 등장한다. ‘계포 아져씨’라 불리는 인물로 편지를 받은 지인 전 아무개 씨가 존경하는 인물로 소개돼 있다. 또한 고인이 데뷔하기 전에 양아치 깡패 문제를 해결해준 것으로 소개된 이 인물은 수감 중인 전 씨를 대신해 고인을 도와준 인물로 묘사돼 있다.
특히 자살 직전 유장호 대표에게 건넨 문건을 되돌려 받고 싶어 했던 장자연은 이 인물한테서 도움을 받으려 했다. ‘어더케 해서라도 호를 만날거야. 그 때 아져씨 쪽 사람들이 내 관련 서률 모두 빼앗아 주면 되(중략) 그거 알려지면 난 끝장이야.’ ‘오빠 아져씨에게 빨리 빨리 부탁해 정말루 그 내용이 인터넷에~ 올려지면 (중략) 정말 상상두 하기 힘든 만큼 무서워 죽을것 같어’ ‘설화. 자연이를 도와줄 사람은 계포 아져씨 뿐이 없어’ 등의 글이 편지에 나온다. 한편 ‘아져씨께 오빠 노트엔 2006년도 내가 CF 모델 데뷔전부터 내가 암튼 자세한 내용 아져씨가 말해줄 꺼니까.’ ‘21명 그 사람들 말구…추가 된 사람들 이거덩 이름 등…따루 옮기구 아져씨에게 물론 만날 때 죠두 되지만’ 등의 글들을 놓고 보면 그가 ‘장자연 리스트’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편지에 따르면 ‘계포 아져씨’는 경호업체에서 일하는 인물로 묘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