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건 측 “출산 양육 책임 여러 차례 밝혀”…A 씨 측 “내 아이 맞냐, 양육비 없다 폭언에 폭행까지”
8월 2일 중견배우 김용건의 피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오랜 기간 좋은 이미지를 유지해온 그가 76세의 나이에 이런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사실 자체로도 충격적인 데다 김용건은 유명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와 차현우(본명 김영훈)의 부친이기도 하다.
이를 단독 보도한 디스패치는 김용건과 고소인 A 씨(37)가 2008년 한 드라마 종영파티에서 인연을 맺어 13년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당시 A 씨는 24세였고, 김용건은 63세였다.
이들 사이에 문제가 불거진 것은 올해 봄이다. 의도하지 않은 임신 소식이 갈등의 시발점이 됐다. 임신 소식을 접한 김용건은 고령의 나이가 부담이 돼 출산을 반대했고 A 씨는 낙태를 거부했다. 이렇게 출산 여부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결국 A 씨는 7월 24일 강요 미수죄로 김용건을 경찰에 고소했다. A 씨는 이미 경찰서를 찾아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피소 사실이 알려지자 김용건 측은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우선 A 씨와의 관계에 대해 “자식들이 독립하고 난 후 빈 둥지가 된 집에 밝은 모습으로 가끔 들렀고, 혼자 있을 때면 저를 많이 챙겨줬다”며 “매일 연락을 주고받거나 얼굴 보는 사이는 아니었어도 만날 때마다 반갑고 서로를 챙기며 좋은 관계였다”고 밝혔다.
올해 4월 초 임신 4주라는 소식을 접했다는 김용건은 “기쁨보다는 놀라움과 걱정부터 앞섰다. 나이와 양육 능력, 아들들을 볼 면목, 사회적 시선 등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면서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말했다. 애원도 해보고 하소연도 해보고 화도 내보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5월 21일 A 씨가 변호사와 이야기하라며 연락을 차단했다고 한다. 김용건은 “조금 늦었지만 체면보다 아이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아들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고, 걱정과 달리 아들들은 새 생명은 축복이라며 반겨주었다”며 “5월 23일부터 최근까지 상대방과 상대방 변호사에게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다하겠다’라는 뜻을 여러 차례 전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김용건 측의 공식입장을 두고 A 씨의 법적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야의 선종문 변호사는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 내용보다 훨씬 구체적인 A 씨 측의 주장을 언론에 밝혔다.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밝힌 선 변호사의 기본적인 입장은 “김용건 씨 입장문 가운데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점과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김용건이 ‘애원도 해보고 하소연도 해보고 화도 내보았다’라고 밝힌, 임신 소식을 처음 접한 후 한 달 반가량의 상황(4월 초~5월 21일)에 대해 선 변호사는 김용건 씨가 A 씨에게 ‘임신 주 수가 안 맞는데 내 아이 맞냐?’ ‘양육비는 없다’ 등의 폭언을 일삼았으며 폭행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언급된 폭행은 밀쳐 넘어뜨리는 정도였다고 한다.
5월 21일을 기점으로 김용건의 행동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은 양측 입장이 비슷하다. 다만 A 씨 측은 그 계기가 ‘변호사 선임’이라고 주장한다. 선 변호사는 A 씨가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연락을 끊자 김용건이 이틀 뒤 A 씨에게 ‘행복하게 같이 살자’는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김용건 역시 5월 23일부터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고소까지 정확히 두 달이 걸렸다. 이 기간에 대해 선 변호사는 “김용건 씨의 반성과 사과를 두 달 동안 기다리다 결국 고소하게 됐다”며 설명한다. 향후 법적 절차에 대해 선 변호사는 “A 씨에 대한 폭행과 협박이 심각했던 터라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김용건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먼저”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이 부분에 대해 김용건은 “생각보다 상대방이 받은 마음의 상처가 컸던 것 같다”며 “제 사과와 진심이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고 밝히고 있다.
선 변호사를 통해 A 씨 측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고 나섰지만 김용건 측은 태어날 아이가 상처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추가 입장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여전히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결국 시시비비는 수사기관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