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부터 성접대까지 모든 혐의 다 유죄…나락으로 떨어진 전 한류 스타
12일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황민제 대령)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알선·성매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횡령 △특수폭행교사 등 9개 혐의로 기소된 승리에 대해 징역 3년, 추징금 11억 5690만 원을 선고했다. 이는 앞서 군 검찰이 구형한 징역 5년에 비해 비교적 낮은 형량이다.
성 관련 범죄 혐의가 유죄가 되면서 승리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며 아동·청소년보호기관 등 관련 기관의 취업도 제한된다. 이날 승리는 판결과 동시에 구속영장이 발부돼 55사단 군사경찰대 내 미결수 수용소로 구금됐다.
승리는 지난 2018년 말 자신이 운영하던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 이슈로 각종 의혹에 휩싸여 왔다. 이후 자신의 사업 파트너나 해외 투자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됐으며 그를 스타덤에 올렸던 그룹 빅뱅에서도 불명예 탈퇴했다.
2020년 1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던 승리는 같은 해 3월 9일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육군 6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소했다. 당시 그의 입대를 놓고 "도피성 입대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이와 관련해 병무청은 "일관되고 공정한 판결이 이뤄지도록 검찰과 적극 공조하고, 관련 사건에 대한 진행경과를 고려해 재판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 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승리의 재판은 같은해 5월부터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맡게 됐다.
승리는 재판 내내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근거가 비교적 확실한 일부 범행에 대해서만 인정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자신의 동업자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공동 대표의 책임으로 떠넘겼다. 유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12월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에서 승리는 자신을 철저하게 '무고한 피해자'로 변호하면서 대중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사 압박에 시달렸으며 부당한 조사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자신의 신문 절차에서는 성접대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그의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 메시지 '잘 주는 애들로 준비해라' 라는 문장이 '잘 노는 애들'의 오타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메시지를 작성할 때 특정 단어를 쓸 경우 그 단어를 이용해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거나 또는 사용할 법한 문구를 먼저 입력시켜 문장을 자동으로 완성시키는 '아이폰 자동 완성 기능'이 하필이면 저 문장에서 활성화되면서 오타가 났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승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문자가 오타이고 아이폰의 자동완성 기능 때문에 적힌 것이라고 주장하나 여러 진술 및 정황을 봤을 때 오타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승리의 주장대로라면 이 문장을 놓고 해당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있던 인물들 중 한 명이라도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지만, 그에게 답변한 버닝썬 관계자 김 아무개 씨는 "(여자를) 부르고 있는데 주겠나 싶다. 니들이 아닌데 주겠냐. 일단 싼마이(저급, 싸구려) 부르는 중"이라고 답했다. 오타에 대답한 것치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대꾸하고 있고, 승리 역시 이 오타에 별다른 정정을 하지 않은 것이 그의 주장에 구멍을 만든 셈이다.
또 성접대의 모든 책임이 유인석 전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해 온 것에 대해선 "유인석이 피고인의 동의 없이 성매매를 알선하고 직접 진행했다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의 주장은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없고 신빙성도 없다. 단체 대화방에서의 내용 역시 성매매 여성을 준비하고 있었음이 확인되며 이 역시 구체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수사기관 수사에서 성매매 여성들이 이에 대해 진술한 것도 승리의 유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승리가 직접 성매매를 한 것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인석과 공모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수차례 성매매를 알선하고 그로 인해 이득을 얻었다"며 "성을 상품화하고 풍속을 해친 피고인의 범행은 사회적 해악이 작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대중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의 도박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근로 의식을 저해하는 등 파급효과가 크며, 버닝썬 회사 자산을 주주의 사유 재산처럼 사용한 점, 시비가 붙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폭행을 교사한 점 등도 죄질 및 범죄 정황이 좋지 않다"며 승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현재 군인 신분인 승리는 지난 6월 병장으로 진급했고 오는 9월 현역병 복무가 끝난다. 그러나 병역법에 따라 1년 6개월 이상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전시근로역에 편입되기 때문에 강제 전역 조치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그룹의 멤버 탑(T.O.P·본명 최승현) 역시 지난 2017년 7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으면서 같은 해 8월 의경에서 강제 전역됐다. 잔여 기간 동안 탑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