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2일 방송되는 KBS 다큐인사이트는 '다큐멘터리 국가대표' 편으로 꾸며진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선사한 여운과 감동을 이어 스포츠의 판도를 바꾼 여성 스포츠인 6인의 통쾌한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국가대표'가 방송된다.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치러진 올림픽이지만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여성 선수의 비율이 전체 선수단의 약 49%로 역사상 첫 성평등 올림픽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여성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고 특히 여자배구는 4강 신화를 기록해 저력을 과시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의 영웅 김연경, 올림픽 2회 연속 골프 국가대표 감독 박세리, 축구 본고장 영국에서 여자축구의 저력을 과시하는 지소연, 대한민국 최초 여자 펜싱 메달리스트 남현희, 차세대 주역에서 핸드볼계 에이스 김온아, 근육질 몸의 당당함을 드러낸 수영선수 정유인 등 '여자가 무슨 운동을 해'라는 납작한 시선에 맞서 거침없이 도전한 끝에 스포츠의 판도를 바꾼 여성 스포츠인 6인의 통쾌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스포츠라는 무대 위 주인공으로 우뚝 서기까지 여성 국가대표들이 한계를 극복해온 과정을 담는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 '세계 최고란 바로 이런 선수' 등 전 세계 찬사를 받는 월드클래스 김연경. 그가 지난 17년간 국가대표 김연경으로 걸어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꼴찌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6관왕을 차지했지만 남자배구의 인기에 가려져 텅 빈 경기장에서 시합을 벌일 때가 많았다. 당시 외모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 태극마크를 달고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에 임하고 국제대회에 나가야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당연하다 생각되어 온 것에 '왜'를 묻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한국 여자배구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올림픽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기까지 김연경이 만들어가고 있는 여자배구의 새로운 역사를 담는다.
오랜 시간 스포츠의 주인공은 남성이었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여성이 운동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추하며 상스럽다'고 표현했고 남성들이 참가하는 많은 종목에서 여성의 참가는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특히 여자축구는 차별과 편견의 연속이었다. 그 가운데 축구 국가대표 지소연이 탄생했다. 한국 남녀 축구 통틀어 최연소 A매치 데뷔해 최연소 A매치 득점, A매치 최다 골을 기록하며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해온 지소연.
그는 한국 여자축구 최초 잉글랜드 리그 진출에 이어 더 큰 장벽을 허물고 있다. 잉글랜드 명문 구단 첼시FC위민의 에이스로서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와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 뛸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며 힘을 보태는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Equal play(동일 임금)'의 움직임 속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이 같은 여성 스포츠인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여성 스포츠인들은 '여성'이라는 꼬리표에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불가능에 도전한다. 골프 불모지를 골프 강국으로 변화시킨 선구자 박세리는 KLPGA 골프 남녀 상금 격차를 역전시킨 '게임 체인저'로, 남성 스포츠인 중심의 예능 판도를 바꾼 '개척자'로, 한국 역사상 최초 올림픽 2회 연속 '여성 국가대표 감독'으로 새로운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20세기 스포츠 영웅 박세리가 쏘아 올린 공이 21세기 스포츠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그와 함께 걷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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