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중재안 합리적” 수용 요청, 서병수 “또 다른 논란 야기할 수 있어” 부정적…내홍 길어질 수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8월 14일 자신의 SNS에 “오늘 여러 의원들과 논의를 통해 정리한 바로는 김기현 원내대표가 제시한 중재안이 합리적이고 갈등을 해소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경북 상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직접 찾아가 경준위의 정책토론회를 정견발표회 형식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어제 서병수 경준위원장도 최고위원회의 공식요청에 따라 재검토 여지를 말했다”며 “오늘도 재차 서 위원장에게 김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준위에서 김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기반으로 해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는 지난 일주일간 경준위의 토론회 개최를 두고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김재원 조수진 등 일부 최고위원들은 경준위의 ‘월권’을 지적하며 반발했고, 몇몇 대선 예비후보 캠프 역시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경준위의 일방적 일정 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범야권 대선후보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에서 가장 반발하며 참석여부를 확정짓지 않고 당내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 이에 다른 대선주자들의 입장도 엇갈리는 상황이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토론회를 정견발표로 대체하는 절충안을 도출한 것이다.
하지만 경준위가 이준석 대표의 요청에 따라 중재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경준위를 이끌고 있는 서병수 위원장은 지난 13일 오전 ‘월권’ 논란에 대해 “최고위가 부여한 권한을 최고위가 이런저런 얘기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어 토론회를 발표회 형식으로 변경하는 중재안에 대해 “그렇게 되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다”며 토론회 강행 방침을 피력했다. 다만 오후에는 최고위의 요청이 오면 고민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최고위 내에서도 일부 최고위원들의 경우 토론회는 물론 정견발표회 개최에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국민의힘 내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