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9일 방송되는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 2'에서 530 GP 김일병 총기난사 사건을 다룬다.
'모두가 잠든 시각, 그 비극은 시작됐다.' 2005년 6월 19일 새벽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530GP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누군가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무려 8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은 대형 사건이었다.
범인은 놀랍게도 그 날 선임과 함께 야간 초소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던 김일병이었다. 육군 조사단은 그의 범행 동기를 선임들의 가혹행위와 언어폭력 때문이라고 서둘러 발표했고 3년의 군사재판 끝에 김일병은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그렇게 이 사건은 '김일병 총기난사사건'으로 마무리 됐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가는 듯 했다.
그런데 16번째 추도식 현장에서 생각지도 못 한 일이 벌어진다. 사망한 육군 장병들 묘역 앞에 생존병사가 자신이 쓰던 군용 수첩과 부대마크를 두고 사라진 것이다. 수첩 속에 담긴 의문의 메시지는 무엇이고 생존병사는 대체 무슨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인지 이야기해 본다.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건의 진실이 따로 있다고 믿는 음모론자들은 530GP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김일병이 아니며 심지어 사형 선고를 받은 김일병이 현재 교도소에 없다고 믿고 있다. 대체 이 음모론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왜 무엇 때문에 이토록 충격적인 얘기가 떠돌고 있을까.
당시 김일병의 현장검증 장면이 방송에 공개된다. 김일병은 현장에서 "수류탄을 던짐과 동시에 내무반을 나갔다. 누군가 뛰어가는 걸 보고 계속 난사를 했다"는 김일병의 자백은 놀라울 정도로 담담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자백이 있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병사들이 존재하는 사건에 왜, 음모론이 피어나게 됐을지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그 첫 번째 근거로 '당시 현장의 상태'를 꼽는다. 너무도 멀쩡한 내무반 천정과 선풍기가 '수류탄이 이곳에서 터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수류탄과 총기에서 김일병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고 공격을 당한 피해 병사들의 몸 안에서 발견된 '사각 형태의 파편'도 의문을 더 했다.
결정적으로 사건이 벌어진 그 무렵 이 지역에서 벌어진 한 사건은 530GP 사건에 감춰진 비밀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자아냈다. 북에서 몰래 내려온 한 북한군이 군 당국에 체포된 것이다.
그런데 이틀 뒤 국방부는 이례적이라 할만큼 신속하게 월남한 북한군이 대공 용의점이 없는 단순 귀순자라고 발표한다. 바로 530GP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그날이다. 이 북한군의 월남과 530GP 사건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인지 혹시 530GP 사건의 배경에 이제껏 알려진 것과 다른 진실이 숨어있는 걸지 그날을 추적한다.
고 김종명 중위의 아버지는 "죽기 전에 거짓말이든, 진실이든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에 변영주 감독은 '어쩌면 생떼 같은 자식을 잃은 이 분들에겐 지금 떠도는 음모론이 가장 큰 위로가 됐을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고 함께한 멤버들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재판 기록을 바탕으로 사망자의 위치와 상태를 면밀히 살펴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진짜 그날의 얘기를 재구성해 보았다. 사망한 8명의 병사 그들의 마지막 행적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일본 3대 미제 사건으로 꼽히는 일명 '세타가야 일가족 살인사건'도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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