콸!콸!콸! 물소리에 정신 번쩍
▲ 운악산 무우폭포. |
운악산(935m)은 경기 가평군 하면 상판리와 포천시 화현면에 걸쳐 있는 기세 좋은 산이다. 일찍부터 관악, 감악, 화악, 송악과 함께 ‘경기 5악’으로 불렸던 산이니 오죽할까. 산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정상부의 기묘한 암벽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본래 악(岳)자가 들어간 산은 암릉이 많고 험하다. 산사람들은 그래서 오르는 게 힘들고 ‘악’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산이라고들 한다. 어쨌든 마초적 기질이 강한 운악산은 초여름 산행지로 추천할 만하다. 늦가을 산행지로는 이미 오래 전에 알려진 산이다. 단풍이 워낙 고와서다.
운학산행은 사실 정상을 목표로 두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1차로 현등사까지만 잡아도 괜찮다. 길은 두 코스다. 암릉을 타고 가는 것과 계곡을 따라 가는 것. 현등사로 향하는 코스가 후자다. 전자는 힘이 드는 대신 눈이 호강하고 가슴이 벅찬 코스다. 일주문을 지나면 백년폭포가 나오고 그곳에서 우측으로 난 등산로를 택하면 이 코스가 시작된다.
눈썹바위, 미륵바위, 병풍바위 등을 지나 정산인 만경대로 향한다. 정상까지는 약 3㎞, 두 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철제계단과 난간이 잘 정비되어 있어 사실 우려했던 것만큼 등산이 어렵지는 않다. 지레 겁을 먹고 도전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느 정도 산행에 자신이 있다면 이 코스로 올라서 현등사 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가장 나을 듯하다.
백년폭포에서 우측으로 빠지지 않고 계속 오르면 현등사로 이어진다. 일주문에서 현등사까지는 약 1.8㎞다. 1시간 남짓 걸린다. 비포장 임도로 현등사까지는 절 소속 차량이 다닌다. 백년폭포는 크고 작은 폭포 3개가 계단을 이루며 내려오는 것이 볼 만하다. 제법 널찍한 바위들이 폭포 주변에 있어서 앉거나 누워 쉬기 좋다. 마르지 않고 오래도록 흐르라는 뜻에서 ‘백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길은 꽤 가파르다. 무우폭포는 백년폭포에서 1㎞가량 떨어져 있다. 단일폭포로 약 20m의 벼랑에서 물줄기가 쉴 새 없이 떨어진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민영환 바위가 있다. 암벽 중간에 ‘閔泳煥’(민영환)이라고 새겨져 있다.
김동옥 tour@ilyo.co.kr
▲길잡이: 서울-춘천고속도로 화도IC→387번지방도→운악산
▲문의: 가평군 산림과 031-580-2480
▲문의: 가평군 산림과 031-580-2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