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는 반짝…대부업체는 ‘쨍쨍’
▲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이 포스코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해 시장상인들과 대출의 어려움과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MB표 3대 서민금융프로그램의 대표주자는 미소금융이다. 미소금융은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과 우리 KB 등 금융기관들이 출자해 만든 금융프로그램으로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이 공개한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미소금융이 출범한 2009년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미소금융을 통한 대출은 총 1만 1474건이 이뤄졌으며 금액으로는 1285억이다. 기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데다가 이자가 2~4%에 불과하기 때문에 많은 서민들이 문을 두드렸다. 정부는 대부업체와 사금융 시장에 내몰리는 서민들의 고통을 미소금융이 어느 정도 해결해 줄 것으로 봤다.
문제는 정부가 예측한 규모와 대부금융시장 규모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대부금융시장 규모는 연간 17조 원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등록 대부업체와 사인 간 거래가 각각 7조 원, 미등록 대부업체가 3조 원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정부가 책정한 미소금융의 연간 규모는 2000억 원 수준이다. 정부가 미소금융과 함께 출시한 햇살론(2조 원)과 새희망홀씨대출(8000억 원)의 규모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전체 대부시장 규모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금융프로그램 출범 당시 정부는 3조 원이면 서민금융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정부의 예측이 어느 정도 정확했는지는 지난해 대부업체들의 실적과 비교해보면 짐작해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APN파이낸셜)는 지난 한 해 5409억 원의 이자수익을 올렸다. 이는 2009년 4398억 원에 비해 22.9%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 역시 1450억 원으로 전년도 1194억 원보다 21.4% 늘어났다. 러시앤캐시는 2007년도 이후 4년 연속 1000억 원대의 순이익 기록을 이어갔다. ‘리드코프’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344억 원으로 전년 227억 원에 비해 51.7% 급증했다. ‘산와머니’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009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들이 몰리는 또 하나의 창구가 바로 ‘카드론’이다. 지난 한 해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론 규모는 23조 9433억 원으로 2009년 17조 9589억 원에 비해 33.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와 카드론은 모두 소비자들의 신용등급이 낮고, 이자는 시중은행 대출보다 2~4배(연 13~39% 수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 금융프로그램이 대부업체나 카드론 이용자 같은 서민들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저축은행 사태도 서민금융 프로그램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햇살론이 대표적인 경우다. 햇살론이란 저신용·저소득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지난해 7월 말 만든 서민 신용대출 중 하나다. 연소득 2600만 원이 안 되거나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인 사람이 받을 수 있으며, 연 최고금리가 13.41%(저축은행 기준)다. 농협이나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에서 팔기 때문에 문턱도 낮은 편이다. 정부는 햇살론을 내놓으면서 5년간 총 10조 원의 자금이 서민 대출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출시 초기만 해도 이 상품은 불티나게 판매됐고 정부도 매주 실적을 발표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최근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불똥이 튀었다. 문턱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부실 우려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학습효과’로 부담을 느낀 정부가 부실 우려가 있는 햇살론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월 현재까지 햇살론 대출 총액은 1조 5800억 원 수준이지만 저축은행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감, 연간 목표인 2조 원을 채우기 힘들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고금리 서민대출을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등 정부와 은행의 저리 서민대출로 돌리겠다는 정부 대책은 현재까지로만 보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사채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소액서민대출을 늘렸다고 하지만 지난 한 해 대부업체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며 “부실을 우려해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미소금융 등) 프로그램은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혁진 기자 ph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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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대출 갈아탈 땐 ‘바꿔드림론’·‘환승론’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은 대부업체나 사채시장으로 눈을 돌리기보다는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프로그램을 먼저 찾아봐야 한다. 대부업체에서 받은 고금리대출을 저금리대출로 바꾸고 싶을 때는 자산관리공사의 ‘바꿔드림론’과 한국이지론의 ‘환승론’을 이용하면 된다. 바꿔드림론은 6개월이 경과된 연 20% 이상 고금리채무를 보유한 신용 6~10등급자에게 은행의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환승론은 여신전문회사나 저축은행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연계한다.
생계자금이 필요한 저신용자는 은행권의 새희망홀씨대출이 유리하고, 근로자의 경우는 근로복지공단의 생활안정자금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연소득 3000만 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 5~10등급이면서 연소득 4000만 원 이하가 그 대상이다. 근로자생활안정자금은 3개월 이상 근속 중인 월평균임금 170만 원 이하 근로자가 대상이며 10% 내의 저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창업이나 운영자금이 필요한 저신용 자영업자는 미소금융재단의 미소금융 및 서울시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소상공인자금지원을 이용하고, 전세자금이 필요할 때는 국민주택기금의 근로자·서민 주택전세자금대출, 저소득가구 주택전세자금대출 또는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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