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스테익스 서울·부산 경주서 컴플리트밸류·위너스타 각각 막판 대역전극 펼쳐
#Rookie Stakes@서울(1200m·총상금 1억 5000만 원)
서울에서는 수말 5두와 암말 5두 총 10두가 출전한 가운데, 2전 전승을 기록하며 2세마 선두주자로 떠오른 ‘컴플리트밸류’와 데뷔전에서 막강한 능력을 과시한 ‘승부사’가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출발 신호와 함께 5번 문세영의 퍼플케이가 의외의 초반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에 나섰다. 그 뒤를 9번 유쾌한날들, 8번 피엔에스럭키, 7번 승부사, 1번 벤칼프린세스가 따랐고, 우승마 3번 컴플리트밸류는 둔한 출발과 스피드 부족으로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약 250m를 지나면서 유쾌한날들이 무리하게 치고 나가며 선행을 장악했다. 곧이어 승부사와 원평가속도 외곽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나란히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그 뒤를 퍼플케이와 피엔에스럭키가 따랐고, 컴플리트밸류는 여전히 후미에 위치했다.
3,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인 세 마필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막판 결승선에서 대역전극이 펼쳐진 것이다. 4코너를 일곱 번째로 돈 컴플리트밸류는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앞서가던 마필들을 모두 제치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막판에 보여준 탄력은 상당히 강렬했다. 하지만, 선두권이 무리한 경합 끝에 자멸한 부분도 분명 한몫했다. 뛰어난 능력과 함께 레이스 운이 어우러진 우승이었다.
2위는 벤칼프린세스(암)가 차지했다. 1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초반 선두권에 있다가, 중반에 여러 마필이 무리한 경합을 펼친 사이 힘을 비축한 후 막판 추입으로 올라왔다. 막판 끝 걸음도 매우 좋았지만 그보다 문성혁 기수의 작전이 주효했다. 이전 경주에서는 선두권 전개로 우승했으나, 이번에는 선두권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하고 아예 추입 작전을 펼쳐 성공했다.
3위를 기록한 마필은 승부사였다. 당초 우승 후보였기에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다. 패인은 레이스를 잘못 풀었기 때문이다. 확실한 선행 승부를 펼치든가, 선입으로 힘을 안배한 후 막판 뒤집기를 노리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지만,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레이스를 펼쳤다. 그럼에도 막판까지 뚝심으로 버티며 3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음 경주에서는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
4위는 문세영의 퍼플케이가 기록했다. 스타트가 매우 좋았고, 인코스를 사수하며 최적의 레이스를 펼쳤지만, 능력상 역부족은 어쩔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4위도 잘 뛴 결과로 본다. 5위는 박태종의 원평가속이었다. 맨 끝번의 불리함과 출발할 때 옆 말과 부딪치는 불운까지 겹쳤고, 중반에는 무리한 선두 경합까지 벌어져 도저히 우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승마 컴플리트밸류는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부계 혈통이 매우 좋다. 조부마 A.P.인디는 현역 시절 연도대표마에 선정된 명마였고, 씨수말로 전향해서도 여러 차례 리딩사이어에 등극한 최고 수준의 혈통이다. 부마 지롤라모도 G1 경주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고, 국내에 도입된 자마 5두 중 1군에 2두, 2군에 2두가 진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재우 조교사는 현재 33승으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잠재력 우수한 어린 마필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컴플리트밸류가 단연 톱이다. 500kg대의 훌륭한 체구에 막강한 근성과 추입력을 보유해 대상경주 같은 큰 대회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현재의 전력으로 볼 때 2세마 전체 1위로 평가되며 내년에 있을 삼관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본다.
#Rookie Stakes@부산(1200m·총상금 1억 5000만 원)
부산은 수말 6두와 암말 6두 총 12두가 출전한 가운데 이변이 발생했다. 최고의 혈통으로 평가받은 ‘어게인터치’와 데뷔전에서 막강한 능력을 과시한 ‘메니어게인’이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엉뚱한 마필 ‘위너스타’가 깜짝 우승한 것이다. 경주를 복기해 보면 레이스 운이 아닌 완벽한 자력 우승이었다. 위너스타가 이전 경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괴력을 발휘했다. 2세마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한판이었다.
출전마 12두가 고른 출발을 보인 가운데, 외곽의 10번 아델로사리오가 탁월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초반 선두에 나섰다. 그 뒤를 9번 어게인터치, 2번 대지스페셜, 3번 맨오브더이어가 따랐고, 우승마 1번 위너스타는 중하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이 흐름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결승선에서도 아델로사리오와 어게인터치가 끈기를 발휘하며 계속 앞서나갔다. 두 마필 싸움으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결승선 전방 100m에서 갑자기 위너스타가 추입력을 발휘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예상외의 탄력 넘치는 걸음을 보인 끝에 아델로사리오를 3마신으로 따돌리고, 챔프에 올랐다.
서울처럼 선두권이 치열한 몸싸움으로 자멸한 경주가 아니었기 때문에 위너스타의 우승은 더욱 돋보였다. 완벽한 자력 우승이었고 막판 걸음도 시원시원했다. 이전 경주에서 2위를 기록할 때 이 정도의 탄력은 아니었다. 꾸역꾸역 뛰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날아오는 느낌, 차원이 다른 걸음이었다. 한 달 사이에 상당한 전력 향상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2위를 기록한 마필은 아델로사리오였다. 위너스타와 마찬가지로 당초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다. 데뷔전 3위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좋은 혈통을 지녔고, 데뷔전 복기 내용이 상당히 좋았던 마필이다. 10번 게이트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쉽게 선행을 장악했던 것이 2위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만약 선행을 나서지 못하고 외곽에서 선입 전개를 펼쳤다면 솔직히 3위도 어려웠다고 본다. 그만큼 선행 승부라는 작전의 성공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3위는 어게인터치였다. 서울의 ‘승부사’와 마찬가지로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가 3위에 그쳤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결과다. 선입 전개로 큰 무리 없이 레이스를 펼쳤지만 막판에 기대했던 탄력이 나오지 않았다. 워낙 잠재력이 뛰어난 마필이고 대한민국 일등 마방 김영관 소속이란 점에서 앞으로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이번 경주는 성장통이 될 듯하다. 모계 형제마인 터치스타맨(국1)도 데뷔 초에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힘이 차고 경험을 쌓으면 잠재력을 폭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4위는 맨오브더이어가 차지했다. 데뷔전에서 별다른 걸음 없이 4위를 기록, 한 수 아래로 평가되었기에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빠른 출발 이후 후미에서 힘을 안배하다 올라왔는데 우승권과는 거리가 컸다. 3위마 어게인터치에게도 4마신의 격차를 보여 4위라는 순위에 감사해야 할 듯하다. 5위는 플래시참이었다. 당초 약간의 기대를 모았지만, 11번이라는 불리함과 자리 잡기에 실패하며 시종 외곽을 크게 선회한 끝에 입상에 실패했다. 만약 안쪽 게이트였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다.
우승마 위너스타의 혈통은 그리 뛰어나지는 않다. 부마 콩코드포인트는 ‘태핏’의 자마라 주목받았지만 자마들의 성적이 좋지 않다. 총 31두가 국내에 도입되었는데, 1군에 1두, 2군에 2두만이 진출하며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모마 장군의후예는 현역 시절 16전 5승을 거두며 3군에 퇴역했다. 위너스타가 첫 자마라 평가하기는 어렵다.
부계 혈통이 다소 의심스럽긴 하나, 이번 경주를 통해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였기에 미래는 좀 더 긍정적이다. 500kg대의 좋은 체구에 넓고 큰 주폭을 지녔고, 수말다운 근성과 뒷심을 지녔다는 점에서 당초의 기대치를 올려도 좋을 듯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