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인수전 포기 가닥

누나 뛰어넘을 카드 또 불발

대한통운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던 롯데그룹이 난관에 부딪혔다. 이번 인수전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롯데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커다란 목적 중 하나가 대한통운과 금호터미널이 확보하고 있는 알짜 부동산이었다. 전국적으로 대형마트 부지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신규 부지 확보를 위한 방편으로 대한통운 인수 카드를 빼들었던 것. 결국 롯데 내부적으로는 대한통운 인수를 사실상 포기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승진한 신동빈 회장은 확실한 경영 성과를 보여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롯데를 유통업계 최강으로 이끈 그의 맞수, 누나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을 능가하는 실적을 필요로 한다. 신 회장이 롯데마트 육성을 위해 대한통운 인수에 사활을 걸었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번 인수전을 진두지휘하던 신 회장으로선 실패에 따른 책임과 향후 사업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증권가에선 롯데가 하반기 M&A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롯데의 부지 확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신세계는 이미 무대 뒤로 사라진 모양새다. 최근 신세계가 타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의 인수전에 대응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으나,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이 결정된 이상 그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유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