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8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537회는 '내 집 내 밥, 내 손으로 지은 행복' 편으로 꾸며진다.
내 손으로 집을 짓는 일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자급자족하던 삶을 지나 편리함을 추구하는 요즘 집을 직접 짓는다는 건 기인들이나 하는 특별한 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최근 다시 직접 내 손으로 무언가를 하는 일명 '메이커스 붐'이 일어나면서 손수 집을 짓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릴 적 꿈꿨던 나무 위의 집, 한 울타리 한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부부의 옛집과 새집, 농촌으로 돌아온 신혼부부의 달콤한 신혼집, 마지막으로 홀로 사시는 어머니를 위해 효자 아들이 직접 개조한 촌집까지.
사는 곳이 달라지면 먹는 것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번 방송에서는 손수 지은 집과 밥으로 이들이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일지 알아본다.
산속 깊은 곳으로 향하는 한 남자. 어딜 가나 했더니 산속에 자리한 토종꿀을 만나러 간다. 꿀만 채취하는 줄 알았더니 송이부터 산양삼까지 산이 주는 소중한 선물들을 품에 가득 안고 동네 친한 동생들과 함께 향한 곳은 바로 트리하우스다. 서경석 씨는 8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직접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트리하우스를 지었다.
산속에서 살며 집을 짓는 것만큼 먹는 것에도 애를 쓴다는 그는 뭐든 버리지 않고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데 손재주 좋은 이들이 만나 직접 그들의 한 상을 차린다. 먼저 마른 벌집을 녹여 떡을 만든다는데 벌집을 녹이고 다시 굳히는 과정은 번거롭지만 어린 시절 어른들의 지혜를 그대로 이어받아 하나하나 제 손으로 하는 게 서경석 씨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참기름과 밀랍을 넣고 녹인 물을 떡판에 붓고 떡메를 치면 떡이 달라붙지도 않고 빨리 상하지도 않아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진다. 밀랍꿀떡에 이어 이들은 밥도 평범하게 짓지 않는다는데 긴 쇠줄에 냄비를 걸어 장작불에 위에 올린다. 거기에 송이, 산양삼, 잣을 잔뜩 넣어 건강까지 한 번에 잡는 영양밥을 짓는다.
게다가 지금은 뜨끈한 국물이 필요한 날씨. 소고기 버섯전골까지 완성하며 평생 소년의 마음으로 살아갈 세 남자의 동화 같은 삶으로 들어간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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