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충북 출마 초읽기, 박수현 충남 의지 강해…정권교체 여론 높아 대선 결과가 공천 영향 미칠 듯
앞서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17개 시·도 가운데 한 곳(전북)에서만 승리했다. 당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에 빠졌을 때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40% 선에 달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친문(친문재인)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권심판=친문 심판’이라는 얘기다.
지방선거 몸풀기에 들어간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 대표 격은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수현 현 국민소통수석, 정만호 전 국민소통수석이다. 노 전 실장은 충북도지사, 박 수석은 충남도지사, 정 전 수석은 강원도지사 후보군에 각각 포함됐다. 이들 3인방의 생환 여부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진 성적표를 좌우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통한다.
이 중 정치권이 주목하는 인사는 ‘친문계 핵심’인 노 전 실장이다. 노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주중대사 시절부터 차기 충북도지사 영순위였다.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이시종 현 충북도지사는 출마할 수 없다.
변수는 문재인 정권 심판 여론이다. KBS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1월 18∼19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북 유권자의 56.2%는 정권교체를 원했다. 정권 재창출 여론은 35.4%(11월 22일 공표)에 그쳤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충북도지사 1위를 차지한 노 전 실장의 지지도는 19.1%에 그쳤다. 부동층은 37.1%(11월 24일 공개, 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달했다. 다만 여권에서 노영민 카드에 필적할 만한 중량감 있는 카드가 없는 만큼, 노 전 실장 출마는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노 전 실장은 늦어도 올해 연말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박 수석은 당내 경선부터 암초에 부딪힐 전망이다. 최대 경쟁자는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양승조 충남도지사다. 이 지역은 최근 세 차례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이 승리한 곳이다. ‘공천이 곧 당선’인 셈이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수석은 대세론을 형성하지 못했다. 박 수석은 3년 전 충남도지사에 출마를 선언했다가 개인 의혹이 불거지면서 중도 사퇴한 바 있다. 그만큼 충남도지사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다만 여권에선 박 수석의 출마 가능성을 반반으로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박 수석을 다시 청와대로 불러들였을 때 “순장조 역할을 맡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문 대통령이 참모진 개편을 통해 박 수석을 놓아주지 않는 한, 지방선거 출마가 어렵다는 의미다. 정 전 수석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강원도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현 내각 중 지방선거 후보군으로는 홍 부총리 이외에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꼽힌다. 이들은 나란히 경기도지사 후보에 올랐다. 문 대통령의 개각이 공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김부겸 국무총리는 11월 22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정권이 6개월 남았는데 무슨 개각을 하느냐”면서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들의 출마 여부에 대해 “대선 결과가 변수”라고 했다. 대선 승패에 따라 여야의 지방선거 공천 전략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