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인생 이모작?
▲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 |
박 차관이 ‘여의도 복귀’를 결심하게 된 데에는 여러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동길 정치컨설턴트는 “정치인들 꿈은 오로지 하나다. 바로 ‘금배지’다. 보좌관 생활만 했던 박 차관으로선 당연히 국회의원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 역시 평소 사석에서 국회의원으로 일해 보고픈 희망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또한 정치권 일각에선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 ‘자연인’이 아닌 ‘현역 의원’으로서 ‘훗날’에 있을지도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과 사정기관 주변에선 박 차관 관련 ‘X 파일’들이 몇 차례 불거진 바 있다.
그러나 박 차관이 출사표를 던질 경우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현재로선 비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친박계 중진 이인기 의원(경북 칠곡·3선)이 지역구 사수를 외칠 것이 유력하고, 친이계조차 박 차관 공천에 부담을 갖고 있는 기류가 엿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캠프 출신의 한 여권 고위관료는 “박 차관을 칠곡에 내보내기 위해서는 친박과의 대립이 불가피하다. 무리해서 공천을 하더라도 전체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박 차관이 현 정권에서 VIP 신뢰를 받고 승승장구하긴 했지만 사실상 당내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하다. 공천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박 차관 측은 출마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선’에서 이긴 경험을 살린다면 당내 공천과 총선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향에서의 높은 인지도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박 차관과 가까운 한 여권 인사도 “박 차관의 저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 그동안 내로라하는 정치인들과의 정파 싸움에서 버티며 입지를 구축해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지난해 11월 창립된 전·현직 보좌관들 모임인 ‘청파포럼’이 박 차관의 여의도 입성을 위한 전진기지가 될 것이란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