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저 호황 잘 활용해 경제 성장한 것 성과 맞다”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 해친 행위는 중대범죄,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일부만 똑 떼서 정치적 공격 바람직하지 않다”
이재명 후보는 12월 12일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전두환 공과 발언에 대해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와 진영논리”라며 “다원적이고 실용적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있는 대로 객관적으로 사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두환 씨는 제 인생을 통째로 바꾸게 할 만큼 엄청난 역사적인 또 현실적인 중대범죄를 저지른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지금도 저는 공소시효, 소멸시효 또 각종 시효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 어제도 분명 말하지 않았느냐”며 “굳이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한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중 하나가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가 성장한 것도 사실”이라고 다시 설명했다.
이 후보는 “그런 작은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죄인이라고 말했는데, 그중 일부만 똑 떼서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후보는 11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아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발언했다. 또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라며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앞부분만 인용해 ‘전두환 공과’ 발언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말 바꾸기와 국민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며 맹공을 펼쳤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말 바꾸기가 일상이 돼버린 이 후보가 이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나섰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이 후보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전두환을 재평가하려는 자가 전두환’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될 것 같다”고 비난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