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복지시민연합 “친할머니 살해 비극, 행정당국 무관심 사과해야”

형 징역 장기 12년 단기 7년, 동생 집행유예 3년 판결

[일요신문] 친할머니를 살해한 10대 형제에 대한 판결이 나온 가운데 시민단체가 행정당국의 책임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10대 형제들. (사진=연합뉴스)

주거와 의료 빈곤에 놓인 채 심리적 불안을 겪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자, 노인이자 장애인이 포함된 위기가구였으나 복지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정일 부장판사)는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등)를 받는 A(19)군에게 징역 장기 12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범행을 도운 혐의(존속살해 방조)를 받는 동생 B군(17)에게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날 "국가사회가 보호해야 할 최상의 가치인 생명을 침해한 범죄로 범행 내용이나 결과의 중대성으로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불우한 성장 환경과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보면 타고난 반사회성이나 악성이 발현됐다고 판단되진 않으며 교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을 예방하지 못한 행정당국의 무관심과 무책임을 사과해야 한다"며 "중앙정부와 대구시, 교육청, 서구청 등 행정당국의 사전·사후 대응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유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함께 총체적인 위기가구 지원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 발표해야 한다"며 무관심, 무대응, 무책임으로 일관한 것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