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1일 방송되는 KBS '시사직격'은 '어리지만 부모입니다' 편으로 꾸며진다.
2020년에 태어난 27만 명의 아이 중 약 1만여 명의 아이들이 만 24세 미만의 청소년 부모에게 태어났다. 축복받아야 마땅할 생명의 탄생 순간에도 아이의 부모 역시 아이기 때문에 '철없는 부모'라는 시선을 맞닥뜨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성인 부부와 달리 청소년 부부에 대한 정책과 제도가 현저히 적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아직 청소년이지만 부모가 되기로 선택한 이들의 삶을 세밀히 관찰함으로써 이들이 견뎌내야 하는 사회적 시선과 현실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2019년에 실시된 청소년 부모 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 이상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주변으로부터 낙태와 입양을 권유받는다. 또 가족들의 반대로 인해 거리에 내몰리기도 한다. 제작진이 만난 청소년 부모들 역시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출산 준비 기간 동안 길거리를 배회하거나 노숙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청소년 부모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상당수의 청소년 부모들은 원 가족(자신들의 부모나 형제)과 단절 되었거나 자라면서 학대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 그들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다. 또 어린 나이로 인해 국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이로 인해 출산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주거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출산 후에도 산후조리 등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양육 스트레스로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지난해 8월 인천 남동구에서 3세 아이가 방치되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한 아이의 친모는 인지 장애가 있었기에 청소년 부모 단체들은 해당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장기간 밀착관리를 필요성을 느껴 관련 기간에 꾸준히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밀착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동은 결국 사망하였다. 사회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 부모들은 일반적인 가정보다 아동학대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매해 발생하는 청소년 부모의 방치와 유기 사망 사건. 청소년 부모 관련 단체들은 어린 부모들의 아동학대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청소년 부모의 현 상황이 어떤지 잘 살피는 정부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청소년 부모들을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이 지난해 9월 처음으로 개정되었지만 원 가족에 속하지 못한 청소년 부모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방법은 현재까지 부족한 상태이다.
청소년 부모를 지원하는 단체 '킹메이커'의 배보은 대표는 부모들 또한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이기 때문에 도움을 청할 어른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청소년 부모들에 대한 밀착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 부모들 지원 단체인 킹메이커의 밀착관리 사업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난 청소년 부모들을 만나보았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책임지고자 부모의 삶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은 여전한 지금, 청소년 부모들은 어리지만 다른 부모와 다를 바 없으니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봐달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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