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서울남부지법 출석…“생활고 때문에...벌 받겠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 36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 본관 앞에 도착했다. A씨는 고개를 숙인 채 경찰 호송차에서 내린 뒤 경찰관들과 같이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검은색 야구모자에 카디건, 트레이닝복 바지 차림으로 고개를 숙인 상태였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이냐’, ‘도박 빚이 범행 이유가 맞나’, ‘왜 자수한 것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A씨는 법정에 들어간 지 40여분 만인 오후 3시16분쯤 법정 밖으로 나왔다.,
A씨는 ‘실질 심사에서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흐느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또 ‘하시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죽을죄 지었고 벌 받겠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4월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시흥동 다세대주택에서 초등학생인 두 아들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씨는 4월 7일 별거 중인 남편을 찾아가 아이들을 살해한 사실을 밝힌 뒤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범행 동기를 '생활고'로 진술하고, 두 아들을 살해한 후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진술했다. 현장에는 남편을 원망하고, 생활고를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도 남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한 뒤 이번 사건을 김 씨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자녀를 소유물로 보는 부모들의 인식을 범행의 원인으로 지목,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4월 8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 아이의 생사를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주 잘못된 소유욕이 이런 일의 발단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