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7일 방송되는 MBC 'PD수첩' 1333회는 '제로코로나의 딜레마' 편으로 꾸며진다.
지난 3월 28일 제로코로나 '칭링(淸零) 정책'이 시행되어 경제 도시 상하이가 봉쇄됐다. 당초 나흘로 예고됐던 봉쇄는 두 달 여가량 지속했고 중국 상하이의 대학 입학시험은 한 달 미뤄졌다.
뿐만 아니라 올해 9월 개최예정이었던 아시안게임을 비롯하여 내년 아시안컵 개최까지 포기선언을 한 중국. 시민들의 불안감과 불만은 커졌다. 봉쇄로 일이 완전히 끊겼다는 광고회사 대표 박병규 씨, 몇백이 넘는 월세가 다달이 쌓이고 있어 견디기 힘들다는 자영업자 이수민(가명) 씨 등 봉쇄된 도시 속 30명의 재외국민이 입을 열었다.
제로코로나 정책의 시행으로 한국 유학생들 역시 꼼짝없이 학교에 갇혔다. 취사 시설이 갖춰있지 않아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여성용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그때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영사관이 아닌 같은 봉쇄상황에 있던 임광택 씨였다. 그는 개인도 할 수 있는 일을 기관은 왜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이선정 씨(가명)는 코로나 확진 후 약 열흘 가까이 자가격리를 했다. 이후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별안간 집에 찾아온 중국 공안은 방역 방침이라며 격리소로 강제 이송하려고 했다. 당시 이선정 씨가 기댈 곳은 영사관뿐이었다.
절박하게 도움을 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방침에 따르라는 의례적인 답변이었다.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영사관은 봉쇄 상황 동안 어떤 대책을 마련했던 것일까.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쉬젠궈 교수는 제로코로나 정책에 의한 봉쇄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5.5%는 고사하고 2020년 성장률인 2.3% 역시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그로 인해 한국 기업에도 여파가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실리콘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오지환 대표(가명)는 주문했던 장비를 약 세 달간 받지 못했다. 상하이 봉쇄 이후 화물 적체 현상으로 공해상에 묶여 오도 가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지환 대표는 봉쇄가 풀리고 운항이 정상화되길 바라지만 방법이 없어 몇천만 원이 넘는 물류비를 손해 보며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다.
전 세계가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는 국면에도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울산의대 미생물학과 주철현 교수는 중국의 불활성 백신이 오미크론에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지금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 치사율이 급증할 것이고 의료체계에 마비가 와 현 정책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국가안전국(NSB) 보고서'에 의하면 시진핑 주석은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와 국내외 경제적 여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치적으로 꼽히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데 '제로코로나'를 고수하는 시 주석의 정치적 속내를 들어보기 위해 보고서 발표 현장에 있던 대만 외교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만나봤다.
6월 1일 상하이 전면 봉쇄가 해제됐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외 경제적, 사회적 후폭풍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그 여파에 대해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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