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새집이 삼성가 굽어본다
▲ 구본무 LG 회장이 이사를 앞둔 한남동 새 집. 왼쪽 좁은 골목 너머로 이재용 삼성 상무의 이태원집 담장이 보인다. 이종현 기자jhlee@ilyo.co.kr | ||
재계 3위인 LG그룹 구씨 일가도 삼성·현대차에 필적할 만한 부동산을 한남동에 갖고 있어 마치 ‘한남동 재벌 삼국지’를 보는 듯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새 저택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인 한남동 72X-XX4 토지를 지난 91년 매입해 지금까지 터를 가꿔왔다. 이곳 2백96평 대지엔 연건평 1백평 규모 2층주택이 올라서 있으며 구 회장 명의로 돼 있다.
구 회장은 새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다. 한남동 7XX-15와 7XX-16에 펼쳐진 5백14평 대지를 지난 2002년말과 2003년 4월 두 번에 걸쳐 사들였는데 이곳에선 대저택 신축공사가 거의 마무리됐다. 연건평 2백38평 규모 2층 주택과 1백80평 규모 미술관 건물, 그리고 1백35평 규모 주차장이 들어서 있다.
구 회장의 새 집 대문을 열고 나가면 맞은편에 ‘이태원동 10X-X’번지수가 적힌 검은 색 대문이 보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집이다. 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가는 좁은 골목 하나를 맞대고 행정구역이 한남동과 이태원동으로 갈리는 셈이다.
외관상 두 집 구조를 살피면 구 회장 새 저택에서 이재용 상무 집 마당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게 돼 있다. 인근 주택 중에 가장 높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구 회장 새 집 꼭대기에선 삼성이 한남동에 10년 동안 조성해온 이른바 ‘삼성타운’이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국내 최고 재벌을 다투는 삼성-LG 간 자존심 대결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엔 삼성과 LG 양가의 ‘합작’ 부동산도 있다.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구본무 회장에게 작은 아버지가 되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 자택이 한남동 7XX-13에 있다. 구자학 회장 부인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둘째딸인 이숙희씨다.
지난 93년부터 이들 가족 소유였던 이곳엔 2백80평 대지 위에 연건평 1백50평 규모 2층주택이 들어서 있다. 등기부상 건물 소유주는 이숙희씨로 돼 있으며 토지는 구자학-이숙희 부부 자녀들인 본성-미현-지은 3남매의 공동소유로 돼 있다.
한편 삼성 이건희 회장 새 저택 신축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던 농심그룹 일가도 여전히 한남동과 인근 이태원동 일대에 대규모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농심가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사장은 이건희 회장 새 저택에 맞붙은 이태원동 1XX-36과 1XX-45에 걸쳐 지어진 3층 주택을 갖고 있다. 대지 2백70평에 연건평 2백평 규모인 대저택으로 지난 2001년 지어졌다.
이곳에 맞붙은 1XX-35 소재 토지 건물의 주인은 신춘호 농심 회장 둘째딸인 신윤경씨의 남편 서경배 태평양 사장이다. 토지 2백43평에 지어진 2층 주택으로 서경배-신윤경 부부의 주소지이기도 하다. 이 일대 부동산은 지난 81년에 사들여졌으며 연건평은 1백23평이다. 신 회장 셋째 아들 신동익 메가마트 사장은 이태원동 1XX-77 소재 2층 주택을 갖고 있다. 신동익 사장 집과 농심가 다른 형제들 집 사이에 이건희 회장 새 저택이 마치 성벽처럼 들어서 있다.
신춘호 회장 맏딸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사장은 한남동 7XX-11과 7XX-28에 걸쳐 지어진 연건평 1백86평 규모 3층 주택을 갖고 있다. 가봉대사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신 부사장이 지난 95년에 매입한 이 일대 토지 2백평 위에 지어진 집이다.
한편 신세계 이명희-정용진 일가 주택단지 사이인 이태원동 7XX-65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소유 집이 있다. 대지 2백27평에 연건평 1백평 규모 2층 주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