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없어도 ‘잘도 돈다 돌아간다’
▲ 11월 23일 홍익대 카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김여진의 청춘 콘서트 2.0’. 왼쪽부터 김여진과 패널로 참석한 정동영 의원, 조성주 청년유니온 정책팀장,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송화선 일반패널.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안 원장을 정치권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법륜스님은 이른바 ‘안철수 신당’을 치밀히 준비하는 숨은 책사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재산환원 선언으로 정가를 발칵 뒤집어놨던 안 원장이 다시 잠행에 들어간 상황에서 정치권은 법륜스님이 야심차게 내놓은 청춘콘서트 2.0이 불러올 파장에 적잖이 신경을 쓰는 눈치다. 이 와중에 법륜스님은 최근 자신의 강연에서 ‘제3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원장이 중심이 된 신당 가능성을 내비쳐, 정치권의 긴장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안철수 대망론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11월 23일의 청춘콘서트 2.0을 지상중계한다.
지난 11월 23일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열기는 상상 이상으로 뜨거웠다. 공연시작 훨씬 전부터 모여든 젊은이들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고 행사 내내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이번 청춘콘서트를 위해 ‘대한민국에서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투표를 진행한 평화재단은 비정규직, 등록금, 취업, 주거, 물가, 청년정치참여라는 6가지 의제를 선정했다. 각 회마다 의제별로 게스트와 패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을 통해 해결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다.
주목할 것은 이번 행사가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 느낌을 풍겼다는 점이다. 청춘들이 공통적으로 당면한 문제를 함께 직시하고 안 원장 같은 멘토들의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부각시켰던 과거에 비해 이번에는 확실히 현실정치 속으로 한 발 더 다가선 느낌이었다. 선정된 6가지 의제들은 정치와 관련되는 민감한 사안으로 결국은 무력한 정치인들의 잘못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청춘콘서트는 노골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내진 않지만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한 메시지만큼은 확실히 전달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청춘콘서트 2.0이 진행하고 있는 명랑선거캠페인이 좋은 예다. ‘투표약속 손가락 인증샷놀이’로 명명된 이 캠페인은 “아프니까 투표하자”를 슬로건으로 걸고 있는데 누가 봐도 정치판을 바꾸기 위한 젊은 층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하는 것이었다.
▲ ‘청춘콘서트2.0’에 참가한 젊은이들. |
특히 이번 행사는 ‘액션 토크’라는 부제에서도 드러나듯 특정 문제를 나누고 공감하는 수준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토론을 넘어 함께 행동과제를 찾고 젊은이들의 행동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결국은 민감한 정치현안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학졸업 후 7년째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다는 한 청년은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열악한 생활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쳐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의 건강과 행복에 무관심한 정치인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 자리에 누구나 아는 문제를 나누고 위로나 받자고 모인 것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30대 초반의 청년은 “새로운 지도자가 나오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오죽하면 정치에 무관심했던 청년들이 결집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상당수의 참석자들은 안 원장에 대한 기대와 갈망도 드러냈다. 한 참가자는 “청년들의 고민을 나누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유독 청춘콘서트에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데는 ‘안철수’라는 인물 때문이다. 안 원장은 소통과 공동체의식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이다. 어느새 ‘안철수만이 답’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행사 관계자는 “이미 안철수=청춘콘서트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모인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이 안 원장이 만들어갈 새로운 사회를 염원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안 원장이 주축이 된 신당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사실상의 포기였다. 청춘콘서트에 자원봉사로 참가했듯이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자발적으로 돕겠다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청춘콘서트에 참석한 이들이 안 원장의 든든한 서포터로 활동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안 원장은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중심에 안 원장이 있음은 분명해보였다.
하지만 청춘콘서트에 정치색이 부각되는 것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30대 직장인은 “민감한 정치 사안을 건드리면서 어떤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이 짜증스러웠다. 애초 청년들 간의 순수한 교감의 장이라는 본질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특정성향의 정치토크쇼로 변질된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마치 정권이 바뀌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으로 선동하는 냄새가 나서 불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도 “너무 뻔한 의도가 엿보이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소신을 넘어 선동하는 듯한 출연자들의 발언도 거슬렸다. ‘안철수’라는 인물에 정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춘콘서트가 정치색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얘기 아닌가”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분명한 것은 이곳에 모인 이들이 정치의 변화를 갈구하고 있으며 그것을 그들만의 방법으로 표출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대통령 안철수’에 대한 갈망으로 확산되며 기성 정치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주도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안 원장의 멘토 법륜스님이라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한 정치컨설턴트는 “청춘콘서트 돌풍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이 어떤 정치인을 원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결국 종착지는 안철수 원장이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으로 안 원장이 지목되고 그가 평소 강조했던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사회’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맞아 떨어지면 설마 했던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새로운 지도자는 이렇게 극적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안 원장을 배출한 청춘콘서트는 안 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그가 정치판에 모습을 드러낸 후 더욱 든든한 지지 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
‘안철수 멘토’ 법륜스님 광폭행보
‘세몰이’ 본격 시동
법륜스님이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청춘콘서트의 후속버전 격인 청춘콘서트 2.0을 통해서다. 소통 공감 위로를 키워드로 한 청춘콘서트에 안철수 원장을 투입시켜 상처받은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법륜스님은 그 여세를 몰아 본격적으로 ‘안철수 세몰이’에 나선 모습이다. 법륜스님이 주도하는 청춘콘서트는 이제 안 원장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그를 지지하는 거대한 세력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실제로 정치 전문가들은 “청춘콘서트는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위로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안 원장이 대권주자로 부상함과 동시에 그를 탄생시킨 청춘콘서트는 정치색을 드러낼 수밖에 없게 됐다. ‘철수앓이’에 빠진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정치참여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쉽게 말해서 청춘콘서트를 통해 “너희들 살기 힘들지? 너희들 마음 알아. 그러니까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것만이 살길이야”라는 메시지가 전달됐고 청년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청춘콘서트의 가장 큰 위력으로 무서운 파급력을 꼽고 있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에 대한 담론이 펼쳐지기 때문에 국민적인 소통과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권인사는 “청춘콘서트가 이 정도 열풍을 몰고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정치스럽지 않은 장에서 정권교체를 향한 갈망의 목소리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들을 공략한 것도 그렇지만 가장 적절한 때에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안철수’라는 인물을 절묘하게 대중들 속으로 끼워 넣은 법륜의 치밀한 기획력이 돋보인다”라고 말했다.
청춘콘서트 2탄의 시작과 함께 정치권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는 것은 최근의 법륜스님 행보다. 법륜스님은 2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청춘콘서트 2탄을 야심차게 내놓은 것 외에도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상대로 한 전국 순회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청년층 공략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발언도 훨씬 강해졌다. 11월 21일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에서 법륜스님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비정치인인 자신이 정치에 대한 소견을 밝히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언급, 눈길을 끌었다. 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신당 가능성도 내비쳤다. 법륜스님 주도하에 다시 시작된 ‘청춘콘서트 2.0’을 단순히 청년들의 고민해결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만 볼 수 없다는 해석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법륜스님의 광폭행보를 예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안 원장이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법륜스님이 먼저 스타트를 끊음으로써 판을 깔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청춘콘서트 2.0도 법륜스님이 안 원장의 길을 터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치밀하게 준비한 비책이라는 얘기다. [향]
‘세몰이’ 본격 시동
실제로 정치 전문가들은 “청춘콘서트는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위로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안 원장이 대권주자로 부상함과 동시에 그를 탄생시킨 청춘콘서트는 정치색을 드러낼 수밖에 없게 됐다. ‘철수앓이’에 빠진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정치참여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쉽게 말해서 청춘콘서트를 통해 “너희들 살기 힘들지? 너희들 마음 알아. 그러니까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것만이 살길이야”라는 메시지가 전달됐고 청년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청춘콘서트의 가장 큰 위력으로 무서운 파급력을 꼽고 있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에 대한 담론이 펼쳐지기 때문에 국민적인 소통과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권인사는 “청춘콘서트가 이 정도 열풍을 몰고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정치스럽지 않은 장에서 정권교체를 향한 갈망의 목소리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들을 공략한 것도 그렇지만 가장 적절한 때에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안철수’라는 인물을 절묘하게 대중들 속으로 끼워 넣은 법륜의 치밀한 기획력이 돋보인다”라고 말했다.
청춘콘서트 2탄의 시작과 함께 정치권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는 것은 최근의 법륜스님 행보다. 법륜스님은 2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청춘콘서트 2탄을 야심차게 내놓은 것 외에도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상대로 한 전국 순회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청년층 공략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발언도 훨씬 강해졌다. 11월 21일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에서 법륜스님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비정치인인 자신이 정치에 대한 소견을 밝히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언급, 눈길을 끌었다. 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신당 가능성도 내비쳤다. 법륜스님 주도하에 다시 시작된 ‘청춘콘서트 2.0’을 단순히 청년들의 고민해결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만 볼 수 없다는 해석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법륜스님의 광폭행보를 예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안 원장이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법륜스님이 먼저 스타트를 끊음으로써 판을 깔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청춘콘서트 2.0도 법륜스님이 안 원장의 길을 터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치밀하게 준비한 비책이라는 얘기다.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