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8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38회는 '검은 돌고래와 불청객' 편으로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다룬다.
1996년 10월 22일 평소와 다름없던 표민정 씨(25)의 하루는 삐삐 한 통이 울리면서 순식간에 뒤바뀐다. 올봄에 입대한 남동생 표종욱 일병(21)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당일 오후 부대 인근 산으로 싸리비 작업을 하러 갔다가 혼자만 복귀하지 않았다고 한다.
민정 씨는 사고가 발생한 게 틀림없다 확신했다. 그러나 부대 측 주장은 달랐다. 스스로 탈영을 했다는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가족들은 몇 날 며칠 산을 오르내리며 표 일병을 찾아 헤맸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감쪽같이 사라진 동생과 그를 둘러싼 의혹에 가족들은 불현듯 한 달 전 '그 사건'을 떠올렸다. 때는 1996년 9월 18일 새벽 1시 강릉. 손님을 태우고 동해 고속도로를 달리던 택시 기사 이 씨는 갓길 위를 걸어가는 수상한 옷차림의 남자들을 발견한다.
미심쩍은 기분을 떨치지 못한 이 씨는 손님을 내려주고 다시 돌아와 주변을 살피기 시작하는데 바로 그 때 '콰과강쾅쾅' 음산한 기계음 소리가 바다 쪽에서 울려 퍼진다. 온 신경을 집중해 소리 나는 쪽으로 다가가던 이 씨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돌고래 형상의 괴물체는 놀랍게도 잠수함이었다. 갑작스러운 괴 잠수함의 출현에 인근 부대에 비상이 걸리고 긴급 투입된 UDT 대원들은 목숨을 건 내부 수색을 시작한다.
잠수함을 타고 수십 명의 괴한들이 침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강릉 일대 주민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총동원된 장병들이 포위망을 좁혀가며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펼치던 그때 인근 야산에서 총성이 들려온다. 무려 11발의 총성이 한 발 한 발 규칙적으로 울려 퍼지고 조심스럽게 총성이 난 쪽으로 다가간 부대원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피비린내와 함께 일렬로 쓰러져있는 11명의 남자들은 놀랍게도 모두 관자놀이에 총을 맞은 채로 죽어있었다.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총상이고 심지어 저항한 흔적조차 없는 11구의 시신이었다. 끝날 줄 모르는 총성과 무려 49일 동안 이어진 피 마르는 추격전의 전말이 드러난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가수 선미, 배우 이기우, 홍석천이 함께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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