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30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34회는 '시와 피' 편으로 꾸며진다.
1940년 봄 경성 연희전문대학교. 열아홉 살 신입생 병욱의 기숙사 방에 누군가 찾아온다. 문을 연 병욱은 그대로 얼어붙는데 오래전부터 흠모한 '그'의 실물을 영접했기 때문이다.
다섯 살 많은 같은 과 선배가 일면식도 없는 병욱을 먼저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우주가 집필한 듯한 두 남자의 거대한 인연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런데 5년 후 선배의 고향집으로 충격적인 전보 한 통이 날아온다. 발신지는 후쿠오카 형무소. 일본으로 유학 갔던 선배가 사망했으니 시체를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다.
납득할 수 없는 부고에 급히 일본으로 간 그의 가족은 후쿠오카 형무소에 들어서자마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수십 명의 조선인 청년들이 푸른 죄수복을 입고 복도에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청년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를 맞고 있다고 했다. 선배도 그 주사를 맞던 중 갑자기 숨을 거두었다고 했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악랄한 시대 선배가 남긴 유일한 절규인 육필원고는 어떤 운명을 맞이할까. 선배의 흔적을 지키기 위한 병욱의 가슴 시린 사투와 상상을 초월하는 일제의 악행이 밝혀진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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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1.20 14:09 )